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확정한 검찰개혁안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온 '부작용 최소화' 기조와 결이 다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정 협의가 이어질 예정이지만, 개혁 세부 내용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민주당의 당론 결정과 관련해 "별도의 내부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당정 협의를 지속해 합의된 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혁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제도 설계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향후 정부가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의 수정안을 마련하면 국회에서 상임위 심사를 거쳐 늦어도 3월 초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당정 협의가 수차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오는 10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확정한 민주당의 검찰개혁안은 정부가 입법 예고한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상당수 수정한 내용이다. 중수청 수사 인력을 법조인·비법조인으로 나누지 않고 일원화하고, 변호사 자격 요건도 없앴다. 수사 범위 역시 정부안의 9대 범죄에서 공직자·선거·대형참사를 제외한 6대 범죄로 축소했다.
가장 큰 쟁점은 보완수사권 문제다. 민주당은 공소청에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은 허용하지 않기로 결론냈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수사기관이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 제도 설계는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로 넘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그간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도 개혁 과정에서 국민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다. 특히 경찰의 수사 미진이나 사건 은폐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는 필요하다는 방침이었다.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구속 송치 사건이나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이는 섣부른 제도 개편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시, 결국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이 대통령이 일본 출국 직전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환담 후 "검찰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루어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한 것도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보완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 논의는 권력 간 상호 견제라는 실용적 접근보다는 개혁 원칙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브리핑에서 보완수사권 없이 제도를 시행 한 뒤 "문제가 발생하면 보완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정청래 대표가 "최종 의사결정은 국회가 한다"며 당이 입법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밝힌 만큼, 향후 당정 협의 과정에서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중수청 수사권 일원화에 따른 추가 보완책부터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사 공백을 줄이려면 현직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복잡한 경제 범죄를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도 있기 때문에 검·경 협력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문제는 당정이 합의한 일정상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처리한 뒤 6월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다시 논의될 사안이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보완수사권을 없애더라도 보완수사 요구권을 통해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며 "시간을 두고 논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