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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원도 인정한 '명태균 영향력'…다만 "공천은 관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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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명태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무죄 선고
法 "명태균,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 인정
다만 "김영선 공천, 明과 관계 없다 볼 여지 상당"
尹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도 영향 줄 듯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연합뉴스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연합뉴스
2024년 9월 등장한 이름 석자, 명태균. 명씨의 이름은 세간을 뒤흔들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정치브로커'를 비롯해 각종 수식어가 붙었고, 그가 김건희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배후에서 국회의원 공천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명태균 게이트'로까지 비화했다. 과연 명씨는 대통령 부부를 움직인 '비선 실세'였을까.

전날 법원은 이에 대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답을 내놓았다. 법원은 명씨의 정치적 입지와 영향력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다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공천은 명씨와 관계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법원, "명태균,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 인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연합뉴스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연합뉴스
6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의 명씨 등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명씨가 김건희-윤석열 부부와 지속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았던 사이라고 봤다.

2021년 6~7월 처음 김건희씨 부부를 만난 명씨는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김씨 부부와의 교류를 이어나가며 지속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명씨는 2022년 11월 김씨로부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 의견을 달라는 요청을 받고 대화를 나누기도, 2023년 10월에는 김씨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가 어려워지고 있으니 11월 28일 이후에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특히 재판부는 명씨의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명씨의 활동은 단순한 사적 친분에 기초한 대화의 범주를 넘어 (김건희씨 부부 등의) 정치적 판단과 의사결정에 참고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명씨는 윤석열, 김건희 및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접촉을 통하여 김영선의 공천을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공천심사 과정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 정황이 엿보이기도 한다"며 "명씨가 특정 정치인의 성과나 지위 형성과 관련하여도 정치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판시했다. 명씨가 정치적 입지를 지니고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다만 "김영선 공천, 明과 관계 없다 볼 여지 상당"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왼쪽)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연합뉴스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왼쪽)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연합뉴스
다만 재판부는 명씨의 막강한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공천 거래나 개입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에게 약 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명씨에 대해 "명씨의 활동과 노력이 김영선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는 있다"면서도 "김영선에 대한 공천은 명씨의 활동이나 노력과 관계없이 공천관리위원회의 독자적인 결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명씨가 막대한 정치적 영향력과 굳건한 정치적 입지를 지녔다는 사실이 곧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성립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취지였다.

실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수수가 금지된 정치자금이 ①'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어야 하고 ②'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어야 하며 ③ 정치활동을 위한 경비로 지출될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확히 예상'되어야 한다.

법원은 위 3가지 중 2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명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는 20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하여 특정 후보 진영과 밀접하게 연계하여 선거전략, 정치적 인맥 연결, 여론조사 결과 제공 등 정치적 투쟁과 직접 관련된 활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했다"고 봤다.

명씨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긴 하지만(②),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생활비 등 사적 용도 혹은 급여 및 채무 변제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일 뿐이지 '정치활동'을 위한 것이 아니(①)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명씨가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세비 절반'은 '급여'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었다.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의 당협사무소에서 총괄본부장으로 일하던 명씨는 김 전 의원을 단순하게 지원하는 범위를 넘어 지역구 정치활동을 실질적으로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이에 대한 노무 제공의 대가로 급여를 받았던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명씨는 2023년 7월 30일 김 전 의원에게 "○○이 통해서 돌려드릴게요. 저는 거지가 아닙니다. 돈 몇 푼으로 날 조롱하지 마세요. 내가 일한 것 제대로 계산해서 청구할테니 계산 똑바로 해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재판부는 이러한 정황에 대해 "명씨는 김영선이 주려고 하는 돈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러한 명씨의 태도는 '세비 절반'이 총괄본부장직과 대가관계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낼 뿐, 공천 대가로 인식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명씨가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이) 명씨의 정치활동을 위하여 지급됐다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판시하는 등, 명씨가 자금을 수수할 당시 이를 특정한 정치활동을 위한 용도로 제공하고 받는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취지(③)의 판단을 내렸다.

나아가 재판부는 "명씨의 일련의 행위는 금전의 수수나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염두에 둔 행위라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드러내고 이를 과장하고 과시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무죄'받은 明…尹 재판에도 영향 줄 듯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명태균씨.  연합뉴스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명태균씨. 연합뉴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윤 전 대통령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김씨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약 9개월간 명씨로부터 총 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받은 정치자금의 성격이나 대가성 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다면, 윤 전 대통령 또한 명씨처럼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도 김건희씨의 김 전 의원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에 대한 공천을 약속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실제 김영선 공천은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투표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무죄로 판단하며 대가성 및 공천 개입 여부를 부정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이 오는 3월 본격화하는 가운데, 김건희 특검팀은 명씨에 대한 판결을 분석해 이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유죄 논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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