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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신장이식 받은 부부…제주서 4군데 김밥집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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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꼬신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벧엘감리교회 고경아 권사를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6년 1월 31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벧엘감리교회 고경아 권사

<로드인터뷰_사람꽃> 벧엘감리교회 고경아 권사(꼬신김밥 대표)
"김밥집 운영하며 첫 열매 원칙 지켜와"…첫 열매 행복 알리는 전도사
"김밥집은 신장이식 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이끄심"
중학생 때 처음 간 교회, 폭력을 피해서 찾아간 유일한 안식처

제주CBS제주CBS

◆김영미> 지금은 여유가 있는 시간인가요.
 
◇고경아> 점심 장사가 끝난 뒤라 잠깐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에요. 오전에는 손님이 몰리면 정말 정신없이 흘러가거든요. 몸이 약한 편이라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요. 그런데 이렇게 잠깐이라도 멈춰서 제 마음을 돌아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저에겐 참 감사한 시간이에요.
 
◆김영미> 김밥집을 운영한 지 10년이 됐다고요. 처음부터 이렇게 오래 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고경아> 전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1년만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튀김집을 하다가 김밥집으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무엇보다 제 몸 상태가 늘 변수였거든요. '내가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하나님이 제 걸음을 조금씩 인도해 주셨다는 생각이 더 커요. 저는 늘 한계를 느끼는데, 이상하게 필요한 순간마다 길이 열리는 경험을 했거든요.
 
◆김영미> 김밥집 이전에는 튀김집을 하셨다고요.
 
◇고경아> 네. 튀김집은 장사는 잘됐지만, 몸이 정말 힘들었어요. 불 앞을 떠날 수 없고,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구조잖아요. 남편도 저도 몸이 약하다 보니 '이렇게 가다가는 둘 다 쓰러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창밖을 멍하니 보다가 정말 불현듯 '김밥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워본 적도 없고, 요리를 잘하는 편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런데 그 생각이 마음에서 지워지질 않더라고요.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몸 생각해서 1년만 해보자"라고 해서 시작했어요. 지금은 그 '1년'이 10년이 됐고요.

직영 노형점 내부 모습. 고경아 권사 제공직영 노형점 내부 모습. 고경아 권사 제공
◆김영미> 두 분 모두 신장이식을 받으셨잖아요. 사업을 이어간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고경아> 쉽지 않죠. 지금도 가끔은 몸이 확 꺼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아파도 참고 버텼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해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스스로에게 허락하게 됐어요. 직원분들과 언니의 도움을 받으면서 '내가 다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배웠어요. 전에는 "내가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지금은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님이 주시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밥집을 하면서 오히려 제 몸을 더 아끼게 됐고,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함부로 쓰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김영미> 권사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건강'이라는 단어가 삶의 중심에 있는 것 같아요.
 
◇고경아> 저는 어릴 때부터 아팠어요. 그래서 '건강한 삶'이 어떤 건지 잘 몰라요. 늘 병원이 가까웠고 늘 조심해야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하루를 무사히 살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계획을 세울 때도 하나님 앞에서 묻게 돼요. '이게 내 욕심은 아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일까'. 그리고 제가 너무 앞서가려 하면 하나님이 꼭 멈추게 하실 때가 있더라고요. 몸으로든, 상황으로든요. 그럴 때마다 '아, 지금은 돌아볼 때구나' 하고 다시 방향을 잡아요. 멈추는 시간이 힘들면서도, 결국엔 저를 살리는 시간이 되더라고요.
 
◆김영미> 김밥 메뉴가 꿈을 통해 떠올랐다면서요.
 
◇고경아> 김밥집을 처음 열었을 때 메뉴가 세 개뿐이었어요. 다들 걱정했죠. 저도 사실 걱정이 컸어요. 그런데 새벽녘에 잠깐 잠들었다 깼을 때, 스치듯 떠오른 조합이 있었어요. 다음 날 바로 가게에 가서 그대로 만들어봤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이게 나한테서 나온 생각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나중에 다시마채 김밥도 비슷했어요. 산처럼 쌓인 재료 아래에서 김밥을 싸는 꿈이었는데, 그게 다시마채더라고요. 그때는 몰랐는데 돌아보면, 하나님이 꼭 필요한 순간마다 생각을 주셨다는 걸 느껴요. 저는 준비가 부족한 사람인데, 하나님이 빈자리를 채워주신 것 같아요.
 
◆김영미> 지금은 하나님 은혜로 김밥집이 많이 확장됐다고요.
 
◇고경아> 지금은 한 곳이 아니라 네 곳을 운영하고 있어요. 본점인 삼화와 직영인 노형점, 체인으로 신제주점, 김포점 이렇게요. 처음 시작할 때는 상상도 못 했죠. 한 가게만 잘 지켜도 감사하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이 조금씩 맡겨주시는 몫이 늘어나더라고요.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됐어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맡겨주신 거라면 더 바르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김영미> 김밥집을 운영하시며 지켜오는 신앙의 원칙도 있다고요.
 
◇고경아> 첫 열매 헌금이에요. 첫 손님이 오면 그날 첫 손님의 김밥값을 마음에 딱 떼어놓고 시작해요. 하루 첫 열매를 '하나님의 몫'으로 구별해 두는 거죠. 한 달 동안 모아서 헌금으로 드려요. 처음엔 솔직히 떨렸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걸 시작한 뒤로 가게가 크게 흔들린 적이 없었어요.
 
장사가 잘될 때도, 힘들 때도 결국엔 넘어지지 않고 여기까지 왔어요. 그래서 '아, 하나님이 지키시는구나'라는 확신이 생겼고, 지금은 주변에 사업하는 분들한테도 제 경험을 나누고 있어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먼저 드리는 삶'이 결국 저를 붙잡아줬다는 마음이 들어서요.
 
◆김영미> 주일에 큰 주문이 들어와도 예배를 지킨다고요.
 
◇고경아> 네. 돈 때문이 아니라 제 신앙의 기준이에요. 예배는 제 삶의 중심이고요. 처음엔 직원들도 이해를 못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알아주더라고요. 저는 주일은 하나님께 드리는 날이라고 믿어요. 가끔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죠. 그런데 그때마다 '내가 무엇을 먼저 붙들 건가' 생각하게 돼요. 저는 예배를 놓치면 다른 것도 다 흐트러지더라고요.
 새로 부임한 김현 목사님과 첫 예배 후(왼쪽 첫 번째 고경아 권사). 본인 제공새로 부임한 김현 목사님과 첫 예배 후(왼쪽 첫 번째 고경아 권사). 본인 제공
◆김영미> 교회에 대한 애정도 깊으신 것 같아요.
 
◇고경아> 벧엘감리교회는 저에게 친정 같아요. 토요일 밤이 되면 내일 교회 갈 생각에 설레요. 어떤 말씀을 주실지, 하나님이 또 어떻게 제 마음을 만져주실지 기대하게 돼요. 교회 안에 기쁨이 있어요. 저는 사실 몸이 약해서 '밖에서 멋지게' 뭘 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교회는 제가 있는 모습 그대로를 품어주고,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곳이에요. 그래서 더 감사해요.
 
◆김영미> 신앙의 시작은 언제였나요.
 
◇고경아> 중학생 때였어요. 집안이 많이 힘들었고, 어린 마음에 집이 늘 편안한 공간은 아니었어요. 특히 오빠가 폭력적이어서 집에 있으면 무서워서 숨을 곳을 찾곤 했어요. 그때 제가 찾아간 곳이 교회였어요. 교회는 '피할 수 있는 곳'이었고, 동시에 '숨을 쉴 수 있는 곳'이었어요.
 
예배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됐고요. 어느 날은 정말 두려운 마음으로 '하나님이 계시면, 오늘만 무사히 지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 기도가 제 신앙의 시작이었어요.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기도일 수 있는데, 그때의 저는 그 기도가 아니면 붙들 게 없었거든요.
 
◆김영미> 오빠를 피해 교회로 갔다는 말이 마음에 걸리네요. 그 어린 시절에 교회가 어떤 의미였던 건가요.
 
◇고경아> 지금 생각해도 그때 교회는 제게 '안전한 울타리'였어요. 누가 나를 혼내지 않고, 내가 울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곳. 그리고 무엇보다 "너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집에서는 늘 눈치를 봤는데, 교회에 앉아 있으면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구나' 싶었어요. 그때 하나님이 저를 품어주신 기억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요.
 
◆김영미> 어린 시절, 교회에서 가족처럼 돌봐준 분도 있었다고요.
 
◇고경아> 전도사님과 사모님이 저를 딸처럼 품어주셨어요. 제가 아플 때도 챙겨주시고, 마음이 힘들 때도 그냥 옆에 있어 주셨어요. '어른이 나를 지켜봐 준다'는 경험 자체가 그땐 너무 컸어요.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지금도 그분은 제 신앙의 뿌리 같은 존재예요. 누군가의 작은 돌봄이 한 사람의 인생을 살린다는 걸 저는 실제로 경험했거든요.
 
◆김영미> 앞으로의 삶에 대한 마음은 어떠세요.
 
◇고경아> 큰 꿈보다는, 하나님이 맡기신 교회를 잘 섬기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요. 몸이 약하니까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지금 제 자리에서 충실하고 싶어요. 그리고 하나님이 제게 허락하신 이 가게도 감사함으로 감당하고요. 제 삶이 누군가에게 "저 사람은 참 성실하게 버텼다" 그 정도로만 기억돼도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김영미>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을 나눠주세요.
 
◇고경아> 제 기도는 늘 벧엘감리교회에 있어요. 우리 교회가 겉으로만 좋은 교회가 아니라, 정말 사람을 살리고 품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픈 사람, 지친 사람, 어디에도 말 못 하는 사람도 교회에 와서 숨을 돌릴 수 있도록요. 그리고 우리 교회가 다음세대도 잘 품었으면 해요. 교회 안에서 자란 아이들이 '교회가 나를 키웠다'고 말할 수 있게요. 목사님과 교역자들, 성도들이 서로를 세우는 공동체가 되도록 기도해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건강으로 일하고, 그 수입으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해요. "여기 필요하다" 하실 때 감사함으로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결국 제 삶의 방향이 교회를 향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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