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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의 처신" 질타했지만…김건희 판결 곳곳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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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1심 판결 곳곳에 남는 의문점들]
의문① '공동정범' 성립, 정말 불가능했나
의문② 여론조사, '전속적' 이익이어야만 하나
의문③ 반드시 '1금품 1청탁'이어야만 하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 연합뉴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 연합뉴스
"솔선수범을 보이지 못할 망정 반면교사가 되서는 아니 될 일",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고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재판부의 질책에 김건희씨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 숨은 무거웠으나, 형량은 가벼웠다. 질책은 따끔했으나, 판결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법원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김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가운데, 판결 곳곳이 논란이 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선고에 따라붙은 의문 3가지를 정리했다.  

의문 ① '공동정범' 성립, 정말 불가능했나?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씨가 2010년 10월에서 2012년 12월경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해 8억 1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우선 법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김씨가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은 있었다고 보여지지만, 주가조작 일당과 '공동정범'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공범 사이의 의사의 결합 ②공동정범 사이에 서로의 행위에 대한 인식 및 용인 ③이러한 관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 없는 증명 등이 있어야 하는데, 이 3가지가 충족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재판부가 공동정법 성립의 조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정에서 김씨가 주가조작 세력에게 "40% 주기로 했다"며 수익 배분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재생됐음에도, 의사의 결합(공모)이 없었다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했던 김태훈 대전고검장도 전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김건희를 공동정범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분업적 역할 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로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 법리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소극적인 석명권 행사에도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앞서 법원이 한덕수 전 총리에게 내란수괴 방조 외에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추가하라며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재판부가 특검에 김씨에게 방조 혐의를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하라고 요청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방조의 성립 여부는 공방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방조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만 밝힌 채 무죄로 마침표를 찍었다.

의문 ② 여론조사, '전속적' 이익이어야만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여론 조사가 피고인 부부의 전속적 이익을 위하여 실시되었음, 즉 여론 조사가 피고인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되기 위하여 실시되었음을 전제한다.

하지만 명태균은 여론조사 결과를 피고인 부부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이를 두고 피고인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인 부부에게만 제공된 여론 조사는 3회에 불과하다. 피고인 부부는 명태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배포받는 상대방들 중 하나였을 뿐, 여론조사 결과가 전속적으로 귀속되는 주체였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김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 그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며 남긴 말이다.

이를 두고 '이익이 전속적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김씨와 윤 전 대통령 둘 외에 다수에게 여론조사 결과가 전달됐다 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의 결과로 인한 이익은 김씨 부부에게 전속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특검도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으면서 명태균과 여론조사 결과 및 선거 판세 분석을 논의했다"며 "윤석열 '당선 확실' 마크도 기재돼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실시 및 분석을 통해 '당선'이라는 이익을 취득했으므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성립된다는 주장이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물음표를 남겼다.

"공천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은 재판부의 판단도 비난을 받는 대목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법정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언급하는 윤 전 대통령의 녹취가 공개된 바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하여튼 상현이(윤상현 국민의힘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윤석열 전 대통령 - 명태균 통화 녹취/ 2022년 5월 9일)

그럼에도 재판부는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에 대한 공천을 약속받은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의문 ③ 반드시 '1금품 1청탁'이어야만 하나?

재판부는 김씨가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 등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관련해서는 시기별로 다른 판단을 내놨다.

유일하게 유죄로 인정된 것은 2022년 7월경 김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1200만 원 상당의 샤넬가방과 6천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뿐이었다.

그해 4월 김씨가 통일교 측이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를 위한 정부의 경제적인 지원을 청탁하려 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등 청탁의 실현을 위한 '알선 의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2022년 4월경 샤넬가방 등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통일교 측과 김씨 간의 대화 중 구체적인 청탁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재판부가 2022년 4월 금품 수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 지나치게 엄격한 판단이며, 재판부가 '1금품 1청탁'이라는 공식에 갇혀 소극적인 판단을 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된 지점인 2022년 7월보다 고작 3개월 앞선 시점에 이미 금품이 오간 건데, 2022년 4월의 행위도 미래의 청탁을 위한 '준비성 뇌물'로 포섭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재판부가 김씨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 중 하나로 "금품 수수를 피고인이 먼저 요구한 바는 없다"고 밝힌 부분도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 중 하나다.

'적극적으로 금품을 거절했어야 한다'며 김씨를 질책했어야 할 재판부가 오히려 '적극적인 금품 요구는 없었다'며 이를 유리한 정황으로 참작한 것은 지나치게 피고인에게 편향된 판단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부인, 걸맞은 처신 필요" 옛말 곁들인 질책

물음표가 붙은 판결이었지만, 교훈도 남았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재판부는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의 말까지 빌어 "값비싼 금품으로 장식하지 않더라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김씨를 질책했다.

이어 "지위가 영리 추구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피고인은 이러한 청탁과 결부되어 공여된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이를 가지고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영부인'이라는 존재의 무게도 상기시켰다. 재판부는 "영부인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과 연결성이 요구됨은 두말할 것이 없다"고도 밝혔다.

특검과 김씨 측 양측이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김씨는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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