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엘 사우스(El Sauce) 천문대에 설치한 후 촬영한 K-DRIFT G1 1, 2호기. 우주항공청 제공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과 함께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극미광 관측용 망원경 '케이-드리프트(K-DRIFT) 1세대'가 첫 영상 관측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케이-드리프트는 밤하늘보다 수천 배 어두운 밝기의 천체를 관측하기 위해 망원경 내부 산란광을 최소화하고, 배경 하늘값의 요동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한 광시야 특화 망원경이다.
이번 관측에 성공한 1세대 망원경은 구경 0.5미터의 소형 광학망원경이지만, 시야각은 미국 루빈 천문대 망원경보다 2배 이상 넓다. 보름달 100개 면적을 한 번에 관측할 수 있는 광시야 능력과 초극미광 특화 기술을 결합해 탐사 효율은 루빈 천문대 대비 약 20배에 달한다.
천문연 고종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초극미광 탐사 효율을 기존보다 약 20배 높인 케이-드리프트 1세대를 개발했다. 이 망원경은 지난해 6월 보현산천문대에서 시험 관측을 거쳐 성능을 검증했으며, 최근 칠레 엘 사우스 천문대에 설치돼 첫 영상을 확보했다.
케이-드리프트의 핵심은 기존 반사망원경과 다른 '비차폐 설계'다. 일반 망원경에서 부경이 주경을 가려 발생하는 빛 손실과 왜곡을 줄이기 위해, 부경을 주경축과 비스듬히 배치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넓은 시야에서도 산란광과 왜곡을 최소화하고, 관측 영상의 배경 밝기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ornax 은하단영역에 있는 NGC 1365 은하를 K-DRIFT G1(1세대)과 CTIO에 있는 Blanco 4m 망원경으로 관측한 최신(DR10) 영상을 비교. DESI Legacy Imaging Survey 영상에서는 배경 하늘값의 요동이 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 K-DRIFT G1 영상에서는 균일함. 배경 하늘값을넓은 범위에서 균일하게 얻는 기술은 초극미광자료처리의 핵심기술 중에 하나임. 우주항공청 제공
이번 1세대 망원경에 적용된 0.5미터급 광시야 비차폐 자유곡면 광학계는 천문연이 임무 설정과 설계를 주도하고, 국내 기업인 그린광학이 반사경 가공과 측정을 담당하는 등 전 과정을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수행했다.
연구진은 현재 진행 중인 시험 관측을 마무리한 뒤, 올해 상반기 남반구 밤하늘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초극미광 영상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지상 관측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형 광시야 우주망원경' 개발과 심우주 전천 영상 탐사로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강경인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케이-드리프트는 초극미광 관측을 위한 원천기술을 국내 기술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상 관측 성과를 우주궤도 광시야 망원경 개발로 이어갈 수 있도록 연구 협력 생태계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