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쿠팡, 정부 인력 '총동원' 조사…美 주주 압박 등 '파장' 커지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쿠팡 美 공세 속 공정위 조사 길어져…인기상품 가로채기 조준
쿠팡 투자사, ISDS 중재 신청 및 무역 구제조치 청원
조사 착수 시 한미 통상 '뇌관'될 수도

연합뉴스연합뉴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조사가 3주 차로 접어든다.

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 등 정보 유출 사고 주무 기관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국세청, 서울본부세관 등 10개 이상의 정부 부처 수백 명의 조사 인력이 한꺼번에 쿠팡에 투입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경영 전반을 전 부처가 망라해 조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가운데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자 일부는 공정위 등 규제 당국이 쿠팡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장외 공세에 나섰다.

공정위 조사는 3주 차로 접어들며 당초 2주 안팎으로 예상됐던 조사보다 길어지면서 장기화하고 있다.

시장감시국, 기업집단감시국, 기업거래결합심사국 등 조사관리관 산하 3개 국에서 3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쿠팡이 입점 업체의 인기 상품 데이터를 이용해 비슷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출시하거나 직매입으로 전환하도록 강요해 사실상 가로채기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 대응,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국민적 '공분'과 무관치 않아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쿠팡 청문회. 윤창원 기자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쿠팡 청문회. 윤창원 기자
지난해 말 국회의 쿠팡 청문회에서는 쿠팡이 잘 팔리는 제품을 PB상품으로 내놓는 과정에서 입점한 판매자의 영업 데이터를 이용하거나 마진율이 큰 직매입 상품으로 판매 방식을 바꾸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청문회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다른 사업자의 사업 방해 행위 혹은 거래상 지위 남용 이런 부분을 사실 확인하고 검토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고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을 때는 인기 상품을 가로채는 행위가 "약탈적 비즈니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쿠팡은 자사 PB 상품의 순위를 위로 끌어올리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2024년 1천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공정위는 또 김범석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지 판단할 자료를 수집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쿠팡은 예외 조건이 인정돼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는 추가 검토를 거쳐 5월 발표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동일인에 해당하는지 올해 더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이같은 정부의 전방위 대응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국민적 공분과 무관치 않다.

국회 청문회 당시 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셀프 조사' 의혹, 산업재해 은폐 및 로비 의혹 등이 겹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김범수 의장은 국회 출석 요구에 한 번도 응하지 않았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새로 선임된 로저스 대표를 출석시켰다.

로저스 대표는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고 효율적인 청문회 진행을 위한 동시통역을 거부해 논란이 됐다.

쿠팡이 지난해 12월 25일 '셀프 조사' 결과를 공개한 점도 당국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쿠팡은 개인정보를 유출한 직원이 3300만 명의 정보를 빼갔지만 그 가운데 3000명만 저장했고 범행에 사용된 장비도 자체적으로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에서 국정원의 지시로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만났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국정원은 이를 부인하며 위증 혐의로 고발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조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불법 비자금이나 대규모 자금 조작 의혹이 제기된 대기업에 사법·금융당국이 투입된 적은 있었으나 보안 사고 조사에 10여 개 부처가 총동원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시각이다.

쿠팡의 직고용 배송기사 '쿠팡친구'로 구성된 쿠팡노동조합은 정부에 합리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쿠팡노조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10곳이 넘는 정부기관이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상황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례적 상황"이라고 밝혔다.

쿠팡노조는 "대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쿠팡처럼 전방위적이고 중첩적인 조사가 진행된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조사 결과로 회사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제재를 받게 된다면, 그 여파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과연 온전히 지켜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잘못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회사를 키워 온 수많은 노동자와 쿠팡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례적인 고강도 대응은 한·미 간 외교 사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쿠팡에 투자한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우리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조사하고, 관세 및 기타 제재를 포함한 적절한 무역 구제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美기업에 대한 차별 대우없다, 한국 시스템 따른 조사"


또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도 제출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보낸 중재의향서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의) 한국 및 중국의 대기업 경쟁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쿠팡의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법 집행과 관련해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로 해야 한다'고 정부 규제 당국에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쿠팡의 한국 및 중국의 대기업 경쟁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한국 정부가 행정 권력을 무기화했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쿠팡 관련 질문에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대우는 없으며 한국 시스템에 따른 조사"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을 찾았던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정부가 쿠팡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오해가 있다"며 "전례 없는 대규모 데이터 유출과 쿠팡의 미흡한 대응 문제를 통상·외교 이슈와 분리해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쿠팡은 청문회에서 질타의 대상이 된 후 국내에서는 몸을 낮춰 이슈화를 피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미국 투자사들의 청원에 대해서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쿠팡은 23일 입장문에서 "미국 투자사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청원으로 쿠팡 사태가 외교 사안으로 비화할 수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미국 내 논란과는 거리를 두되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하고 심판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쿠팡 문제에 관해 "글로벌 기업이든, 국내 소기업이든 관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적으로 대처하겠다"며 "국제 규범도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대응하면 되고, 또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라는 점도 고려해 더 당당하고 정당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