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했다.
세확장을 통한 짧게는 지방선거, 길게는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의 범여권 영향력 강화를 위한 포석의 일환으로 읽힌다.
다만 단순한 조직 통합을 넘어선 유기적 화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鄭 "지선 따로 치를 이유 없다"…曺 "李정부 성공에 공감"
정 대표는 2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 주제는 혁신당에 대한 합당 제안이다.
정 대표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이 다르지 않다 생각한다. 따라서 6.3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과 혁신당이 이제 따로 가 아니라 같이, 시대정신에 입각해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같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혁신당은 정 대표가 언급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두 시대적 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국민과 당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당내 의견 수렴 후 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靑 "鄭, 사전에 연락했다"…李대통령도 조국과 따로 소통
류영주 기자
정 대표는 합당 제안에 대해 사전에 청와대와 교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사전에 정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정 대표 예방 이후, 여의도에 다녀와서 별도로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결단으로 합당제안이 결정됐지만, 이미 이재명 대통령도 양당 합당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데다, 조 대표와도 따로 소통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단독]"李대통령-조국, 통합에 공감대"…여권 통합 시동)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24년 총선을 전후해 측근들과 합당 문제를 논의했는데, 당시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던 정 대표 등 1기 지도부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혁신당과의 통합이나 협력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과 조 대표 간 오랜 기간 공감대가 있어왔다"며 "이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통합에 대한 부담이 크게 덜어졌다"고 말했다.
복잡다단한 시선…인재풀 확장, 차기 당권, 대권가도
연합뉴스합당을 바라보는 시각은 각자 복잡다단하다.
우선 이 대통령과 정 대표, 조 대표 모두에게 합당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임기 내 치러질 지방선거와 총선, 향후 정권 재창출을 위한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대통령을 지내야 하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조 대표라는 주요 인물을 영입함으로써 '인재풀'을 넓히고 보다 경쟁력있는 최종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등 고비마다 우군 역할을 해준 혁신당이지만, 향후 개헌 등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석을 완전히 흡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합당하면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지방선거를 당면 과제로 안고 있는 정 대표로서는 범여권 지지층에게 더욱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선거를 치를 동력을 추가로 얻게 됐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차기 당 대표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 대표는 12석 소수정당의 한계를 벗어나 원내 1당이자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보궐 선거를 통한 원내 복귀나 향후 대권주자로서의 가도를 걸을 수 있게 됐다.
"득보다 실이 커질 수도"…후폭풍 극복은 숙제
다만 이번 합당 제안을 양당 내 다수 인사들의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가운데 정 대표가 전격 발표한 탓에 최종 합당에 이르려면 이러한 후폭풍을 견뎌내야 할 전망이다.
합당의 결과에 대한 기대값이 다른 탓에 민주당 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쇄도했다.
이 같은 의견은 당장 지방선거에서 혁신당 몫을 배분할 경우 피해를 입게 될 인사들과, 정 대표를 견제하고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민주당 이언주 수석최고위원은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고 주장해 온 당대표가 정작 당원과,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최고위원들의 의견은 외면한 채 합당을 밀어붙이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와 당원 주권의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특히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의 합당 추진은 전략적 실익조차 불분명한 반면, 당내 혼란과 중도층 이탈 등 정치적 부담만 키울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대통령께서 외교와 경제의 큰 성과를 내면 번번이 당에서 큰 이슈나 풍파가 일어나 그 의미를 퇴색시키곤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라며 "통합 추진 과정에서 이견으로 인한 당내 갈등이 커지거나, 혁신당과의 나눠먹기 논란이 일어날 경우 득보다 실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혁신당 지도부 관계자는 "합당 제안을 받아도, 안 받아도 문제인 딜레마 상황"이라며 "받지 않으면 민주당과의 공조가 어려워지고, 받는다면 그 동안 말해왔던 정치개혁이나 쇄빙선, 레드 팀과 같은 것들이 다 무산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홍익표 수석은 "논의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잘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