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장규석 기자4년간 나랏돈 28억 원이 투입된 정부 차원의 두 번째 제주4·3추가진상조사. '밀실조사' 논란에 이어 조사 일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지난해까지 조사를 끝내겠다는 정부 약속은 결국 공수표가 됐다. 이 때문에 올해 추가로 5억 원 상당의 정부 예산이 투입돼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다.
조사 일정 지키지 않으며 결국 해 넘겨
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4·3사건처리과는 올해 정부 차원의 4·3추가진상조사 사업 예산으로 국비 4억 7천만 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향후 조사연구원 인건비와 각종 회의 진행 비용, 4·3추가진상조사 보고서 작성과 발간 비용 등에 사용된다.
지금까지 투입된 정부 예산은 조사가 시작된 2022년 6억 원, 2023년 10억 원, 2024년 6억 원, 지난해 6억 원 등 28억 원이다. 올해 예산까지 포함하면 모두 32억 7천만 원에 달한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까지 4·3추가진상조사 사업을 끝내기로 했다. 하지만 조사를 담당한 4·3평화재단이 국무총리 산하 4·3중앙위 추가진상조사 분과위원회에서 결정된 조사 일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결국 해를 넘기며 추가 예산이 투입된다. 이 때문에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 고상현 기자지난해 정부 출연금 명목으로 지급된 예산 중 4·3추가진상조사 보고서·자료집 제작과 발간 비용으로 7천만여 원이 책정됐지만, 약속과 다르게 보고서를 발간하지 못하면서 올해로 이월됐다.
익명을 요구한 전 4·3중앙위원은 "첫 진상조사 때 조사 기간이 2년 6개월이었고, 이번 추가진상조사는 조사 기간이 1년 더 긴 3년 6개월이다. 그동안 무얼 했는지 모르겠다. 분과위에서 결정된 조사 일정도 어기고 추가로 나랏돈이 투입되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혈세 낭비"라고 했다.
4·3추가진상조사 사전심의 재개 언제쯤
분과위에서 결정된 원래 조사 일정상으로는 2024년 12월 말까지 원칙적으로 보고서 초안이 완성된 다음 조사 기한인 2025년 6월까지 분과위 사전심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고 지난해 6월 30일이 돼서야 분과위원회가 아닌 정부에 보고서 초안이 제출됐다.
지난 2023년 12월 제6차 분과위원회의 이후로 1년 7개월 가까이 재단 측은 정부 진상조사 사업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한 법정기구인 분과위에 조사 내용에 대한 중간보고도 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이후 분과위원회의가 열렸지만 절차적 하자 논란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지난해 10월 겨우 추가진상조사 결과보고 안건만 통과했다. 4·3특별법 시행령상 분과위에서 △조사 계획 △추가진상조사 결과 △보고서 작성 발간을 심의토록 하는데 현재 결과보고만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우여곡절 끝에 열린 4.3추가진상조사 분과위. 고상현 기자지난해 10월까지 분과위원 7명의 2년 임기가 모두 끝났고 현재 새 분과위원회의가 꾸려지고 있다. 민간 위원 3명과 더불어민주당 추천 위원 2명 인선은 끝났지만, 아직 국민의힘 추천 위원 2명에 대한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달 중에는 새 분과위원회의가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 분과위가 꾸려지고 나서야 4·3추가진상조사 사전심의 절차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새 위원들이 보고서 초안과 자료 등을 검토할 시간도 필요해 올해 안에 끝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편 4·3추가진상조사는 지난 2021년 3월 전부 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이뤄졌다. 2003년 확정된 정부 4·3보고서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과 새롭게 발굴된 자료로 재조사가 필요해서다. 조사 대상은 △4·3 당시 미군정의 역할 △재일제주인 피해실태 △연좌제 피해실태 등 모두 6개 분야다.
추가진상조사보고서 내용이 결정되면 4·3중앙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고, 국회 보고까지 이뤄지면 정부 공식 진상보고서로 확정된다. 2003년 이후 두 번째 정부 보고서가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