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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에 수사 기밀 넘기고 사건 알선까지…부산 경찰들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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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경찰관'에게 수사 정보 실시간 공유
"여기 가면 알아서 해줄 것" 피의자에게 로펌 소개도
현직 경찰 사무장으로 고용하고 돈 준 변호사들도 기소

부산지방검찰청. 박중석 기자부산지방검찰청. 박중석 기자
선배 경찰관이 사무장으로 있는 법무법인에 수사 기밀을 넘긴 부산 경찰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서정화 부장검사)는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부산 한 경찰서 소속 A 경위 등 경찰관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 2월에서 2024년 3월 사이 경찰 출신 2명이 사무장으로 있는 부산의 한 법무법인에 사건 처리계획이나 지명수배 정보, 진술 내용 등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B씨는 무등록 사무장으로 활동하던 현직 경찰관에게 수배 정보 조회와 수사 편의 제공 등 청탁을 명목으로 13차례에 걸쳐 뇌물 26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같은 법무법인 변호사 C씨도 해당 경찰관을 통해 사기 고소 사건 등을 소개받고 대가로 58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변호사 B씨는 사건 수임과 수사 정보 취득을 위해 전·현직 경찰관 2명을 사무장으로 고용했다. 이후 사무장들은 '경찰 인맥'을 총동원해 일선 경찰서 수사팀장 등으로부터 영장 신청계획과 실시간 검거 현황, 감정 결과 등 핵심 수사 기밀을 빼냈다.
 
기소된 경찰관들은 법무법인 사무장들로부터 청탁을 받은 뒤 수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특수강간 사건 수사팀장이던 한 경찰관은 공범 1명이 체포된 직후 그 상황을 퇴직 경찰관인 사무장에게 실시간 누설했다. 정보를 입수한 법무법인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인 의뢰인들에게 연락했고, 이들은 곧바로 휴대전화 전원을 끈 뒤 유심칩을 교체하거나 초기화된 기기를 들고 검찰에 출석했다.
 
마약 사건 수사 담당자인 또 다른 경찰관은 사무장에게 "소변 감정 결과 음성이다", "구속영장 신청 계획이 없다"는 정보를 누설했다. 이를 전달받은 변호사는 범행을 자백하려던 의뢰인에게 "증거가 없으니 무조건 부인하자"고 종용해 진술을 번복하게 했다.
 
강간 고소 사건 담당이던 한 경찰관은 "남자에게 무조건 불리하다"며 피의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한 뒤, 사무장 명함을 건네며 "경찰 선배가 계신 곳이니 여기 가면 알아서 해줄 것이다"라며 법무법인을 소개했다. 이 경찰관은 이후 사무장에게 "불기소 방향으로 조서를 받았다"며 사건 처리계획을 누설했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법무법인은 의뢰인으로부터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다.
 
또 다른 경찰관은 사무장 부탁을 받고 경찰 내부망을 통해 자신의 직무와 무관한 지명수배 내역을 무단 조회해 유출했다. 이 직후 법무법인 내부 대화방에 '입국하면 체포된다'는 내용이 공유되면서 사건 수임에 활용됐다. 해당 수배자는 9년 이상 지명수배가 내려져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귀국을 시도하던 상황이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지역 법무법인이 경찰 출신 사무장들의 인맥을 통해 경찰 수사 담당자들과 유착, 수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빼내고 사건 수임에 악용한 '지역 토착형 법조·경찰 유착 비리' 실체를 규명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현직 경찰관들의 비위 사실을 소속 기관에 통보해 징계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고, 사법절차 방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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