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AI(인공지능) 칩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현실에서 움직이는 인공지능, 즉 '피지컬 AI'를 화두로 제시하면서 최신 추론형 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인 '알파마요' 등 관련 성과를 발표했다.
황 CEO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 개막 전 무대에 올라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도 공개하며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혀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에도 CES 무대에서 피지컬 AI 산업 선점 의지를 내비쳤는데, 그 목표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음을 공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CES 무대서 '피지컬 AI' 재강조…추론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공개
벤츠와의 협업 발표하는 젠슨 황. 연합뉴스
황 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블로라이브 극장에서 준비된 영상과 특별 연설을 통해 "챗GPT가 세상을 바꿨던 그 순간이 이제 피지컬 AI에서도 도래했다"며 "오늘 우리는 세계 최초의 생각하고 추론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알파마요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첫 번째 자율주행 차량은 1분기에 미국 도로를 달릴 것이며, 2분기에는 유럽, 하반기에는 아시아로 갈 것"이라며
독일의 완성차 기업 메르세데스 벤츠의 CLA 차량에 알파마요가 탑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황 CEO와 엔비디아의 설명을 종합하면,
알파마요는 인간과 유사한 사고 과정을 자율주행차의 의사결정에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업계 최초로 세상을 인식하고 언어로 추론한 뒤 직접 움직임을 출력하는 최신 AI 모델인 VLA모델이 적용됐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자율주행 AI가 공을 든 채 뛰어오는 아이를 보고 단순히 피하는 수준이었다면, 알파마요 시스템은 들고 있던 공이 도로로 굴러올 경우 아이도 따라올 수 있다고 추론해 속도를 줄이는 식이라는 것이다. 이 시스템에는 자율주행 상황에서의 AI 판단에 필요한 공개 데이터 세트도 포함된다. 광범위한 지역과 환경에서 수집된 데이터로서, 추론 AI의 진화에 필요한 극한 사례들도 담겼다는 게 엔비디아 측의 설명이다.
황 CEO는 이 같은 성과를 내놓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피지컬 AI로서,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는 AI다"라며 "AI가 물체의 영속성, 인과관계, 마찰, 중력, 관성 같은 상식적인 물리 법칙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봇과 소통하고…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도 무대서 '번쩍'
젠슨 황, 로봇의 미래는?. 연합뉴스그는 2족 보행 로봇 2대를 무대 위로 불러내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엔비디아의 소형 컴퓨터 '젯슨'(Jetson)을 탑재한 이 로봇들이 자사의 피지컬 AI 시뮬레이션 기술 옴니버스를 통해 훈련됐음도 언급했다. 세상의 물리적 법칙을 이해하도록 돕는 기반 모델 코스모스와 알파마요가 연계돼 있음도 밝혔다. 황 CEO는 로봇을 움직이는 피지컬 AI와 관련해 LG전자가 CES를 앞두고 공개한 AI 홈 로봇 클로이드를 파트너 사례로 언급해 주목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도 파트너로 거론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AI 칩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공개하고 "현재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있다"는 발표도 내놨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가 자체 설계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결합한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그레이스 블랙웰'(GB)의 차세대 AI 가속기다. 기존 GB 대비 추론 성능이 5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와 맞물려 엔비디아는 "올해 하반기에 파트너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라고 공식 설명했다. 황 CEO는 ""AI 훈련과 추론을 위한 컴퓨팅 수요가 어느 때보다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루빈의 등장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했다. 루빈이라는 이름은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변화시킨 선구적인 미국 천문학자 베라 플로렌스 쿠퍼 루빈의 이름에서 따왔다.
연설 현장 인산인해…여유로운 젠슨 황, 농담도 '자유자재'
연합뉴스
황 CEO의 등장은 CES 개막을 하루 앞둔 라스베이거스의 분위기를 한껏 가열시켰다. 연설이 이뤄진 극장 인근에는 그를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황 CEO가 무대에 오르며 "이 강당에 3천명, 밖 마당에서 지켜보는 분들이 2천명, 그리고 엔비디아 쇼 플로어가 있는 4층에서도 천 명의 인원이 이 기조연설을 보고 있다고 한다"고 할 정도였다.
이처럼 세계인의 시선이 쏠려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긴장하기보다 오히려 여유롭게 행사를 풀어갔다. 베라 루빈의 노드를 직접 들어보인 그는 "무겁다"며 "이 일을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가 탑재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 탑재가 유력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CES를 맞아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 고객용 전시관을 열고 'HBM4 16단 48GB'를 처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과 관련해 "업계 최고 속도인 11.7Gbps를 구현한 HBM4 12단 36GB의 후속 모델로, 고객 일정에 맞춰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노정 대표이사와 김 사장 등 SK하이닉스 임원진은 이날 오후 황 CEO의 특별 연설 직후 엔비디아 측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