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 대통령 공식환영식 후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 간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시 주석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방한을 통해 성사된 회담 후 2개월 만에 다시 이뤄졌다.
이날 회담은 이 대통령이 회담장인 인민대회당에 도착하면서 진행된 환영식 후 오후 4시 47분에 시작, 오후 6시 17분까지 90분 동안 진행됐다.
양 정상은 공개된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 간 협력 강화와 한반도 평화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대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 등에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은 2026년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국의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변함없이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국은 항상 한국과의 관계를 주변국 외교의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으며, 대한국 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유지해 왔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우호협력의 방향을 확고히 하고, 상호 이익과 윈윈(win-win)의 원칙을 수호하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양국 국민의 복지를 효과적으로 증진하고, 지역 및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한반도를 언급한 후 "번영과 성장의 기본적 토대인 평화에 양국이 공동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국제 평화도 언급했다.
시진핑 주석, 한-중 정상회담 발언. 연합뉴스이에 시 주석은 최근 긴장을 빚고 있는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하며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과 관련해서는 "현재 세계는 백년만에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제정세가 더욱 혼란스러워짐에 따라 중한 양국은 지역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경제 세계화의 수혜국으로서 중국과 한국은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여 공정하고 질서 있는 다극 세계와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과 관련해서는 "양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80여 년 전, 중국과 한국은 일본 군국주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막대한 국가적 희생을 치렀다"고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해각서(MOU) 14건과 기증 증서 1건 등 총 15건에 서명했다.
양 정부는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참석 하에 △아동 권리보장 및 복지증진 협력 관련 MOU △글로벌 공동 도전 대응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협력에 관한 MOU △환경 및 기후협력에 관한 MOU(개정) △디지털 기술 협력 MOU △교통 분야 협력 MOU △중소기업과 혁신 분야 협력 MOU △상무 협력 대화 신설에 관한 MOU △산업단지 협력 강화 MOU △식품안전협력에 관한 MOU △야생(자연산) 수산물 수출입 위생 관련 MOU △지식재산 분야의 심화 협력에 관한 MOU(연장 개정) △국경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상호 협력 MOU △국가공원관리당국 간 협력 MOU △수출입동식물 검역 분야 협력 MOU △중국 청대 석사자상 한 쌍 기증 증서 등을 체결했다.
양국 현안인 '한한령'과 관련해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측 모두가 수용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공감대 하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해 구조물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은 한중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도 건설적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불법조업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측에 어민 계도 및 단속 강화 등 서해 조업 질서 개선을 당부했고, 앞으로도 관련 소통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은 이 대통령 내외가 환영식장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톈안먼 광장에서 예포 21발을 발사하며 예우에 나섰다.
이 대통령 정상회담 후 이어진 국빈 만찬에서 시 주석에게 기린도와 금박 용문 액자를 선물했다.
기린도는 민화전통문화재 2호인 엄재권 씨가 그린 가로 56㎝, 세로 177㎝의 그림으로, 19세기 후반 그려진 기린도를 재현한 작품이다. 작품에는 성인의 출현, 태평성대의 징조, 자손 번창을 상징하는 기린과, 불로·장수를 의미하는 천도복숭아,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등이 담겼다.
금박 용문 액자는 국가무형문화재 금박장인 김기호 씨의 작품으로, 붉은색 바탕에 왕실과 위엄을 상징하는 용, 장수·번영을 뜻하는 국화당초, 길운·신성함을 상징하는 장식 등이 금색으로 수 놓였다.
이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시 주석의 배우자인 펑리위안 여사에게 칠보 명인 이수경 씨의 탐화 노리개와 뷰티 디바이스를 선물했다.
중국 측은 펑 여사가 직접 부른 노래가 담긴 CD를 이 대통령 내외에게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