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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긴 정년연장, 민주당 숙고 속 논의 지속…지선 '블랙홀'에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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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 특위 전체회의서 추진 방향 결정 계획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세대 갈등' 부담…연초 합의 불발 시 연말까지 장기 표류 가능성

연합뉴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연내 입법화'를 추진했던 법정 정년 연장 논의가 해를 넘겨 올해 1월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노사 간 극한 대립과 청년층의 반발 속에 6월 지방선거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다가오면서, 정년 연장 논의가 선거 정국의 '블랙홀'에 빠져 장기 표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숙고 모드 진입…"결단만으로 어려워"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이달 중 전체회의를 열고 정년 연장에 대한 입법 추진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위는 회의 전까지 노동·경영계와 각각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견해차 좁히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위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1월 중에 회의를 한번 열어서 의견 조율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년 연장은 소득 공백과 인구 감소에 따른 여러 문제들도 담아내야 되는 부분이 있다"며 "결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당초 지난해 공언했던 '최소한 법안이라도 만들겠다'는 '속도전' 입장에서 사실상 후퇴한 것으로,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의 기류 변화는 꾸준히 감지돼 왔다. 지난해 11월에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12월 중에라도 법안을 제출하는 단계까지 가면 좋겠지만 기한을 정해서 처리하겠다고 하고 있지 않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 많아 속도전으로 임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해를 넘기면서 '숙고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1차 본위원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 김주영 간사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1차 본위원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 김주영 간사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대 갈등' 프레임에 정부는 거리 두기

이처럼 논의 동력이 떨어진 배경에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년 연장은 '세대 갈등'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정책으로 풀어야 하는 고차방정식인 만큼, 정부가 일정 거리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정년 연장이) 법만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여러 지원을 해줘야 하는 사안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특위 위원도 "대통령실과 정부 모두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며 "사실상 뜨거운 감자 취급을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정년 연장과 더불어 추진해야 할 청년 고용 대책 등 종합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연내 입법화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 실패한 셈"이라며 "정말 추진할 의지가 있었는지 계속 의심스러웠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위는 지난해 하반기 가동 이후 실무회의만 거듭했을 뿐, 노사 간 이견을 조율할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1~2월 안에 사회적 합의의 큰 틀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논의가 최소 연말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이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정년 연장 카드를 선거를 앞둔 시점에 꺼내 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노사 해답 찾을까…경사노위 역할 가능성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5일 국회에서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주최한 65세 법정 정년 연장 입법 연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5일 국회에서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주최한 65세 법정 정년 연장 입법 연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년 연장 논의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국민연금 수급 연령 상향으로 인한 은퇴 후 소득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다.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과 연금 수령 시기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는 데에는 노·사·정 모두 일정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는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그간 민주당 특위는 2036년, 2039년, 2041년을 각각 완성 시점으로 하는 세 가지 단계적 정년 연장안을 제시해 왔다. 이 가운데 2029년부터 정년을 단계적으로 늘려 2039년에 65세를 완성하는 이른바 '2안'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됐다. 해당 안에는 정년 도달 전 1~2년을 퇴직 후 재고용으로 전환하는 혼합형 구조와 임금 조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취업규칙 변경 절차 간소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노동계는 "완성 시점이 너무 늦고 사용자의 일방적인 임금 삭감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반면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 증가와 고용 경직성 심화"를 이유로 법정 정년 연장 자체에 반대하며, 기업 자율에 따른 재고용 방안을 고수해 왔다.

여기에 청년 고용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20대와 30대를 합친 이른바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약 73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고령층 고용 연장이 신규 채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은 뒤늦게 청년 고용 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노사 간 합의 결렬과 정부의 소극적 태도, 그리고 지방선거라는 정치 일정까지 겹치면서 논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정년 연장 논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신임 김지형 위원장이 취임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일정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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