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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연극 공연장 많이 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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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

[시사매거진제주=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
"지난달 25일 2025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 수상"
"2023년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
"1980년부터 제주 연극무대, 교육활동 등 다양한 활동 펼쳐"
"지역 예술 생태계 위한 민간단체 네트워크 구성"
"민간 소극장들 경영난, 티켓 수익금 등 구조적 문제 개선 필요"
"아트플랫폼에 학생·일반인·예술인 위한 '예술교육 공간' 필요"
"협회장 임기 후 다시하고 싶은 작품들 선보이고 싶어"

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
◇박혜진> 최근 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이 '2025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해 화젭니다.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은 130만 한국예총 회원협회 정회원 중 해마다 민간 예술발전에 기여한 예술인들의 공익적 활동과 업적을 평가해 수여되는데요.
 
제주도 연극계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 스튜디오에 모시고 얘기 들어봅니다. 이번에 상을 수상하신 소감이 어떠세요?
 
◆정민자> 아무리 작은 상이라도 받으면 기분 좋잖아요. 인정받은 느낌도 들고 누구보다도 우리 아이들한테 칭찬을 좀 받고 싶어서 아이들한테 자랑을 좀 했죠. 그랬더니 저희 아이들이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면서 엄마를 칭찬해 줘서 아주 뿌듯했습니다.
 
◇박혜진> 정민자 회장님을 주변에서 '제주 연극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으로 평가를 하던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민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고마운 얘기죠. 근데 저를 앞서간 선배님들이 계셨고 저를 보고 따라오는 후배들도 있는 것이고 그런 사이에 연극이 좋아서 열심히 활동을 해왔구요.
 
되새겨 보니까요. 제가 처음 연극 시작한 1980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쉰 적이 없더라고요. 그러면 열심히 한 거니까 그 칭찬 받을게요.

◇박혜진> 수상 과정에서 가장 떠올랐던 활동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정민자> 제가 공연이 있어서 시상식에는 못 갔어요. 제가 하는 일 중 학교 예술강사, 대학에서 교양 과목 맡고 있고 그 외에는 연극 가르쳐서 예술제에도 나가고 이런 일들을 하는데 상이군경 제주지부에서 어르신들과 연극을 만들어 수원에서 예술제를 하는데 예술제 공연하는 시간과 시상식이 겹친 거예요.  

제가 수원에 있으면서도 못 간 거죠. 그래서 못 받아 아쉽기는 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공연이고 무엇보다 어르신들 공연이잖아요. 옆에서 챙겨야 될 것도 많고 그러나 어르신들이 저를 많이 칭찬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셔서 나름 그 시간이 좋았습니다.
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
◇박혜진> 2023년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준비하는데 고생 많으셨죠?
 
◆정민자> 제주 연극협회장이다 보니까 집행위원장을 맡아요. 저 혼자 하는 일인가요? 우리 이사님들과 특히 집행부 상황실에서 일해줬던 감독님들이 너무 열심히 해 주셨어요. 호흡이 잘 맞으면 잘 굴러가게 되잖아요.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되고 다행히 평가도 굉장히 좋았어요.  당시 제주도는 관객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 이 관객을 어떻게 하면 공연장으로 오게 할 수 있을까 신경을 많이 썼고요. 제주에 오는 작품들이 엄청 좋은 작품들이 오거든요.
 
작품을 보면 분명히 관객은 감동이 있을 것이고 다시 연극을 보러 올 거잖아요. 그런 생각에 저는 낮 공연도 추진했어요. 그래서 주부들이 공연보러 많이 오셨습니다. 주부들이 올린 후기가 좋아서 낮 공연은 계속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이후로 용인이나 인천에서는 낮공연 없더라고요. 좀 아쉬웠습니다.
 
◇박혜진> 정민자 회장님은 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어떤 부분에 관심을 많이 두셨습니까?
 
◆정민자> 협회 밑에 단체들이 있잖아요. 소속 단체들이 서로 격려해 주고 배려해 주고 서로 공연 봐주고 이런 관계를 만드는 데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연도 많이 관람하면서 배워야 되겠다.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게 연극을 만들어야 되겠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 만드는 데 신경을 썼죠.

하지만 힘에 붙이는 건 사실이에요. 저는 아날로그 시대 사람이고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에 못 따라가요. 홍보 면에서도 그렇구요. 제주도는 연극 인적 자원이 많이 부족하잖아요.
 
사람이 없어서 좋은 작품을 골라도 그걸 할 수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작더라도 정성스럽게 만들면 관객을 극장으로까지 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신념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자 그런 쪽에 제일 많이 신경을 써왔습니다.
 
◇박혜진> 지역 예술 생태계를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정책이나 지원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정민자> 지금 공모 사업들이 전부 단기 프로젝트 쪽이에요. 1년 지나면 끝나요. 이런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니까 창작자들이 안정적으로 예술 활동하기가 어렵습니다. 지원금을 받아야만 공연과 전시를 하는 상황인데요. 지원금을 못 받았을 때는 쉬어야 되는겁니다. 굉장히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제주의 유망한 젊은 예술가들이 여기를 다 떠나게 되는거죠.
 
제주에서는 너무 어렵다. 악순환이 이렇게 반복되는 거죠. 예술재단이나 아트플랫폼이나 지역에서 예술활동하는 분들한테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는 줄은 압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행사 주관자나 지원금만 배분해 주는 게 아니라 민간 단체들을 네트워크로 구성해서 연결해 주고 각 단체가 자생력을 높이는 데 중간 허브 역할을 해주면 좋지 않겠나 생각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단체들의 자생력이에요. 자생력이 탄탄한 극단이나 단체가 없어요. 지원금도 공연 결과에만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저는 예술 활동은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과정 자체를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기 프로젝트로 리서치하는 과정에도 얼마 주고, 쇼케이스 하는 데도 얼마 주고, 공연 발표하는 데 얼마 주겠다, 이렇게 지원금을 세분화해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바뀌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빨리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박혜진> 제주 민간 소극장들의 경영난도 심각하다고 하던데 회장님도 세이레극장을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실제로 현장은 어떤 상황인가요?
 
◆정민자> 연극을 장기 공연하고 싶어서 저도 남편과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저희 살림살이가 어려워서 조그마한 것부터 시작을 했습니다만 집세 낼 수 없으면 문을 닫았다가 또 열심히 적금 내서 돈이 생기면 다시 오픈했다가 이런 게 지금 다섯 번째예요.

근데 장기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거예요. 장기 공연을 하면 출연료도 그만큼 줘야되는 거잖아요. 지금 티켓 수익금이 많이 발생하지도 않아요. 출연료도 많이 줄 수도 없고요. 배우들도 그걸 아니까 몇 번 공연 얼마 이렇게 먼저 제시하면서 계약이 이뤄지는 사태까지 왔어요.

소극장이 점점 어려워지죠. 대형 공연장에는 모든 게 갖춰져 있잖아요. 그런 곳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극장을 운영하는 건 어렵죠. 관객들도 대형 공연장을 즐겨 찾지. 소극장을 찾아오는 분들은 많지가 않아요. 마니아들 아니면 관객은 그만큼 감소했죠. 또 2~3년에 한 번씩 임대료가 올라갈 거 아니에요.

운영비도 마찬가지예요. 그만큼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아요. 자구책으로 저는 열심히 그 안에서 청소년 연극 아카데미도 하고 다른 분들이 저희 극장에서 연습하겠다고 하면 공간을 내어드리고 활발하게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애쓰고 있습니다마는 쉽지는 않아요.

◇박혜진> 연극단체들이 "작품을 올릴수록 적자가 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장 구조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정민자> 작품이 잘 되어서 관객들이 많이오면 티켓 수익금이 생기잖아요. 그 수익금이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어 주지를 못하고 있어요. 1000만 원 지원받아서 공연하면 티켓 수익금이 200만 원 남았다. 그러면 이 공연이 1200만 원짜리로 해야되기 때문에 이 200만 원도 이 공연을 하면서 썼던 돈으로 증빙을 해야 되는 구조거든요.
 
극단이나 단체는 그렇게 열심히 팔아서 티켓 수익금을 받으면 다음 작품으로 자체기획이라도 공연해야 되겠다라는 마중물이 되어야 되는데 이게 안 되다 보니까 지원금을 안 받은 작품은 못 하는 거죠.
 
◇박혜진> 아트플랫폼에 '예술교육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정민자> 교육하는 프로그램들이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연극을 예를 들면 제주도에 관련된 학과가 없어요. 교육 공간이 없다 보니까 배우기 위해서 떠나는 사람들도 많고요. 이 공간에서 예술이란 무엇인지 연극이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학생들한테도 가르치면 좋을 것 같아요.
 
일반인들, 시니어들도 있고요. 이런 교육을 통해서 예술이 우리한테 주는 영향들이 어떤 게 있는지를 이분들이 느끼면 자연히 공연 보러 다닌다고 생각하거든요. 기존 예술인들도 재교육, 창작 공간으로 또는 강사로 이어오면서 제주 공연예술계에도 훨씬 좋지 않을까요.
 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정민자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
◇박혜진>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제주 연극계에서 어떤 역할을 더 하고 싶은지, 혹은 새로운 목표가 있으신가요?
 
◆정민자>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제가 내년 1월 되면 회장직을 내려놓는데요. 이 수상을 계기로 공적 조서를 쓰면서 제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동안 인형극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들도 있는데 그걸 통해 할머니들로 구성된 인형극단처럼 그때 썼던 작품들도 새로 각색하고 제작해서 새롭게 아이들을 찾아다니면서 인형극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도 했고요.

그동안 해 왔던 작품 중에 다시 하고 싶은 작품들이 있어요. 건강할 때 열심히 해봐야 되지 않을까 제 작품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박혜진> 연극을 사랑하는 도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정민자> 연극은 재밌습니다. 예술은 재밌어요. 특히 내 아이들과 내 남편과 친구들과 손잡고 공연장을 자주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창작자들은 관객의 박수와 환호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극장을 찾아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특히 엄마들 아이들이 공연 보러 간다고 하면 가지 말라고 하지 마세요. 제가 청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해 보면 애들이 학원은 입시 때문에 가는데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는데도 반대하는 엄마들이 꽤 계세요.
 
그러나 이 곳은 제대로 배워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청소년기에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많이 주시면 그 아이는 인성적으로 예술적으로도 창조적인 두뇌를 사용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거든요. 공연 보러 많이 권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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