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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 뒤 린가드의 '작별 일침'…심판 판정,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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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떠나는 제시 린가드. 연합뉴스FC서울 떠나는 제시 린가드. 연합뉴스
'최고 경력 외인' 제시 린가드가 한국 축구에 많은 숙제를 안기고 떠났다.

2025시즌을 끝으로 K리그1 FC서울을 떠나겠다고 밝힌 린가드는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경기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지난 2024년 2월 FC서울에 입단한 린가드는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데뷔해 공식전 200경기 이상을 뛰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스타 선수다.

K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 경력을 자랑하는 린가드는 지난 2년간 FC서울에서 활약하며 팀의 전력 상승은 물론, 팀의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크게 높이며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주장을 맡아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린가드는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에서 골과 함께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경기 후 "정말 행복하고, 엄청난 2년이었다. 이제 다음 챕터를 위해 도전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린가드는 한국 축구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경기장 잔디와 구단 시설, 심판 판정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진심 어린 제언을 남겼다.

그는 먼저 경기장 잔디에 대해 "영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 땅 밑에 히팅 시스템이 있어서 눈이 와도 경기와 훈련하는 데 지장이 없다"며 "한국은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 시설에 대해서는 "좀 더 발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체력적,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심리적, 정신적인 부분까지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고별전 마친 린가드. 연합뉴스고별전 마친 린가드. 연합뉴스
또 린가드는 심판 판정의 문제점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심판도 발전이 필요하다. 나는 심판과 문제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일부러 분노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은 경기가 많았다"며 "감정적으로 경기를 조절하기 힘들 만큼 경기를 운영하는 적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잔디, 구단 시설 등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만, 심판 판정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K리그에서는 심판 판정 문제가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 감사에서 K리그 오심이 지난해 28건에서 올해 79건으로 늘었으며, K리그1의 경우엔 8건에서 34건으로 증가했다는 자료가 공개되며 심판을 향한 불신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심판의 지나친 권위의식이 때아닌 인종차별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난달 8일 전북 현대-대전하나시티즌전 도중 후반 추가시간 타노스 전북 코치가 주심을 향해 판정에 항의하며 두 눈에 양 검지 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

전북 구단은 이에 대해 "인종차별 의도가 아니라 '당신도 보지 않았느냐'라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타노스 코치의 행위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 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전북 구단의 항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타노스 코치는 구단에 사의를 표했고, 거스 포옛 전북 감독도 "내 코치진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팀을 떠났다. 포옛 감독은 올해 전북 지휘봉을 잡자마자 K리그1, 코리아컵 우승으로 더블(2관왕)을 달성했음에도 1년 만에 자진 사퇴해 큰 충격을 안겼다.

손가락으로 눈 가리키는 타노스 코치. 팬 영상 캡처손가락으로 눈 가리키는 타노스 코치. 팬 영상 캡처
린가드가 지적한 심판의 '감정'이 실린 판정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표출한 분노는 징계로 이어졌다.

상벌위는 타노스 코치의 행동이 이른바 '슬랜트아이(slant-eye)'로 알려진 동양인 비하 제스처와 동일하며, 상대에게 인종차별로 인한 모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상벌위 논리대로라면 피해 당사자가 인종차별로 느끼면 그 자체로 인종차별이 성립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상벌위가 내세운 "행위자의 의도보다 외부에 드러난 보편적 의미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오히려 위배한 결정이라는 반발이 크다. 타노스 코치의 제스처는 유럽에서도 판정에 항의할 때 흔히 쓰이는 행동으로, 인종차별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논란 속 올해 K리그는 K리그1(229만 8557명), K리그2(118만 7788명) 합쳐 총 348만 6345명으로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유료 관중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K리그는 2023년 처음 300만 명을 넘어섰고, 2024년 341만여 명에 이어 올해 더 증가했다.

관중 수는 3년 연속 300만 명을 돌파했지만, 리그 수준은 제자리걸음이다. 린가드의 말처럼 시설 관련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지만, 심판 판정은 스스로 깨닫고 개선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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