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이 13%나 오른 반면 주한미군용 도시가스 요금은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은 겨울철 도시가스 이용이 많아지면서 요금 폭탄을 걱정하는 반면 주한미군의 부담은 오히려 경감된 모양새다.
10일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한국가스공사 자료에 따르면, 주한미군에게 판매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 2023년 1월 1MJ(메가줄) 당 24.06원이었지만, 지난 10월에는 18.94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일반 가정용 도시가스 판매 요금은 2023년 1월 18.40원에서 시작해 2023년 5월 19.44원으로, 2024년 8월 20.85원으로 두 차례 올랐다.
원래 가정용보다 5원 이상 높았던 주한미군용 가스요금이 3년 사이 역전돼 2원가량 더 낮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는 가정용이 주한미군용보다 낮았던 적이 한 번도 없다.
도시가스 사용량을 고려하면 이같은 상황은 더욱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10월 기준 가정용 도시가스 수요가구는 2132만7288개. 지난해 평균 가구원 수인 2.2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근 3년 동안 1인당 도시가스 사용량은 0.45톤이다. 반면 주한미군 수를 약 2만8500만 명으로 계산하면, 주한미군 1인당 도시가스 사용량은 2.25톤 정도로 추산된다. 군의 특성상 도시가스 사용량이 많다고 해도,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특히 주한미군 도시가스 요금만 내리는 추세는 전기 요금 상황과 비교했을 때 그 문제점이 더욱 부각된다. 한국전력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주한미군용 전기 요금은 1㎾h당 2023년 108.3원, 2024년 146.5원, 2025년(1~9월) 162.5원으로 올랐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 요금이 2023년 149.8원, 2024년 156.9원, 2025년(1~9월) 160.5원으로 오른 점을 고려할 때, 주한미군용 전기 요금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한 것이다. 도시가스 요금의 변화 추이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겨울철 난방비 등 도시가스 요금은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며 "가스요금 체계에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가스공사의 책임은 아니다. 현재 주한미군 도시가스 요금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자동으로 도시가스 평균 도매요금으로 결정되고 있다. SOFA 제6조는 '공익사업과 용역 이용은 어느 타 이용자에게 부여된 것보다 불리하지 않은 우선권, 조건 및 사용료나 요금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주한미군용 요금은 평균값보다 더 받거나 덜 받도록 조정할 수도 없다"면서 "주한미군용 요금이 내려간다는 것은 도매요금 평균이 내려가고 있다는 뜻으로, 결국 산업용 등 다른 용도의 요금도 내려가고 있다고 해석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러·우 전쟁으로 도시가스 요금이 폭등했었는데, 당시 가정용 요금만 올리지 못하면서 미수금이 상당 부분 발생했다"며 "(미수금을 채우기 위해서) 가정용 요금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