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을 수상한 양의지가 두 딸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38)가 역대 최다 골든 글러브 수상을 기록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 요미우리 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양의지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에서 수상했다. 올 시즌 KBO 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 투표에서 양의지는 유효한 316표 중 307표(88%)를 얻어 23표(7.3%)를 얻은 LG 우승 포수 박동원을 제쳤다.
역대 최다 수상 타이 기록이다. 양의지는 이 코치와 함께 10번이나 수상했다. 양의지는 2014년을 시작으로 2015, 2016, 2018, 2019, 2020, 2022, 2023년에 포수 부문에서 수상했다. 2021년에는 지명 타자 부문에서 황금 장갑을 꼈다.
양의지는 이미 2023년 통산 8번째로 역대 포수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올해 9번으로 자신의 기록을 1회 더 늘렸다.
올해 양의지는 포수로 726이닝을 소화하면서도 타율 3할3푼7리로 1위에 올랐다. 포수 타격왕 2회는 양의지가 처음이다. 올해 양의지는 130경기 153안타 20홈런 89타점의 성적을 냈다. 두산은 비록 9위에 머물렀지만 양의지만큼은 빛났던 시즌이었다.
올해 포수 최초로 타격왕 2회의 위업을 이룬 양의지. 두산
이날 시상식 전 양의지는 지난해 아쉬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양의지는 "지난해는 후보조차 못 들었는데 딸이 밥을 먹으면서 '아빠, 왜 시상식에 안 가냐'고 물어봤는데 얼버무렸다"고 귀띔했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는 거의 매년 갔던 골든 글러브 시상식이었기 때문에 딸에게는 일상으로 남았던 기억이었다.
하지만 올해 다시 시상식에 나섰다. 양의지는 "아직 내가 더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지난 겨울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지난해 부상 때문에 아쉬웠는데 이 악물고 경기에 많이 나가려고 노력했는데 팀 성적은 안 좋았지만 팬들을 위해서 끝까지 하면서 개인 성적이 잘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 양의지는 "딸이 오늘 일어나자마자 시상식에 가자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알았으니까 너는 일단 학교에 다녀오라'고 했다"며 웃었다.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허구연 총재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 박준혁 롯데 자이언츠 단장, 구자욱, 노경은, 박해민, 염경엽 감독, 신민재, 김주원, 최형우, 허구연 총재, 양의지, 송성문, 안현민. 연합뉴스
양의지는 이날 수상 뒤 두 딸로부터 꽃다발과 축하를 받았다. 양의지는 "다시 한 번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큰 상을 받을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이렇게 상을 받을 수 있게 투표해주신 분들과 아내와 딸 소율이, 소윤이, 집에서 보고 계실 아버지에게도 감사하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내년 팀과 함께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두산은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힌 유격수 박찬호를 4년 80억 원에 영입했다. 또 김원형 전 SSG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양의지는 "박정원 회장님, 고영섭 사장님, 김태룡 단장님이 두산이 강해질 수 있게 투자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내년에는 두산이 9위가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이어 "준비를 잘 해서 내년에 11번째 골든 글러브 수상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새로 오신 김원형 감독님과 11번째 골든 글러브와 감독상을 동시에 받았으면 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