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서울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강행한 '1인1표제' 당헌 개정안이 중앙위원회에서 끝내 부결되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부산 친명계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으로 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컷오프됐던 유동철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나설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 등 험지에서 제기돼 온 지역 배려 부족과 대의원 역할 축소 우려가 이번 부결을 계기로 표면화되면서, 부산발 친명계가 중앙 정치 무대에서 다시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 위원장은 영남 배려와 대의원 제도 보완 없이 추진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험지의 목소리를 중앙에서 대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PK, "문제는 제도보다 과정"…대의원 역할·지역 배려 부재가 반발 키워
정청래 대표가 추진한 1인1표제 부결의 배경에 대해 부산 정치권에서는 "제도 자체의 찬반이 아니라 추진 과정의 결함"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특히 PK 지역에서는 대의원 역할 축소에 대한 우려와 지역 배려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정청래 지도부가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표결을 밀어붙인 점이 부결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부산·영남 같은 험지에서는 대의원 체계가 지역을 유지하는 구조인데, 이를 어떻게 재정비할지 논의가 없었다"며 "소수자·장애인·지역위원장 대표성 문제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분한 설득 절차도 없이 추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부결은 1인1표제라는 제도 자체보다 절차적 정당성과 지역 보완책의 부재가 더 큰 이유였다는 것이 지역 여론의 요지다.
부산 친명계는 단일 흐름 아냐…그중 부산 더민주혁신 보선 공식 움직임
부산 친명계는 외부에서 보기엔 하나의 흐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여러 계열이 느슨하게 형성된 다층적 구조다.
지역위원장들 역시 친명 구도 안에서도 정치적 입장·조직적 배경이 서로 다르다.
이 가운데 이번 1인1표제 부결 이후 공식적인 대응 움직임을 보이는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외곽 조직 '더민주혁신회의' 계열이다.
혁신회의는 부산에서 유동철 위원장을 중심으로 동래 박성현, 금정 이재용, 연제 이정식 지역위원장 등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 이후 정청래 지도부의 추진 방식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보궐선거 참여 움직임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계열은 혁신회의 라인뿐이다.
부산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부산 친명계 전체가 하나의 목소리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혁신회의계가 전국 지도부에서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해 보선 참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청래 리더십 흔들리는 시점…혁신회의계 유동철, 전국 무대 본격 진입 시도
정청래 대표는 부결 직후 "후퇴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핵심 공약이 좌초되면서 지도부 장악력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틈에서 부산 친명계 혁신회의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 컷오프된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이 경선 면접의 편파성을 주장하고 있다. 강민정 기자특히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컷오프된 유동철 수영위원장은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검토하며 부산 친명계가 중앙 정치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교두보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당과 대통령실이 엇박자를 내선 안 된다"며"부산·영남의 현실을 반영하고 험지의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하기 위해 출마를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청래 리더십 흔들림 속에서 부산 친명계의 세력 재정비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더민주혁신회의 계열이 보궐선거를 통해 전국 지도부에 발을 들이려는 전략적 시도를 하고 있다"며"부산 친명계 내부의 움직임도 이 과정에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