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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우주에서 관찰하고 대응한다[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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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경기 기후위성 1호기' 목표 궤도 안착
기후환경 데이터 수집…탄소·메탄 측정할 2·3호기도 준비
랜드셋~메탄셋…기후 관측에 중요한 역할
수공, 내후년 수자원 전용 위성 발사…물 재해 대응·대비
공공-민간 기술개발 활발…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경기도와 협업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내년부터 위성 100기 제조
연세대 김준 교수 연구팀 '정지궤도 환경위성' 세계 최초



◆ 홍종호> 다음 이야기 알아볼까요?

◇ 최서윤> 기후변화, 우주에서 관찰하고 대응한다. 최근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부터 실용위성 아리랑 7호 발사 성공하면서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되게 높아진 상황이에요. 그런데 경기도에서 기후위성이 발사돼서 목표 궤도에 안착했다는 뉴스가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지방정부로는 처음이에요. 우주 산업이 기후변화 대응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를 한번 나눠보면 어떨까 합니다.

◆ 홍종호> 지방정부가 위성을 발사했다는 사실이 기성세대에게 굉장히 의외라고 느껴질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위성도 몇 개 갖고 있지 않은데 어떻게 가능했는지 궁금해하실 텐데, 소개해 주세요.

◇ 최서윤> 네, 일단 경기도가 지방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추진한 경기 기후위성 1호기, 이름이 경기샛 1호(GYEONGGISat-1)예요. 이게 발사돼서 목표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11월 29일 토요일 새벽 3시 44분이에요. 미국 시간으로는 금요일 오후에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서 발사됐습니다. 스페이스X에 실려서 상공 위로 올라가는데 이후에 로켓이랑 완전히 분리돼서 목표 궤도에 안착까지 마쳐야 초반 미션이 성공하는 거잖아요. 발사하고 약 1시간 좀 안 돼서 마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기샛 1호가 앞으로 3년 동안 지구 표면 500km 상공 저궤도에 머물면서 궤도를 따라 돌다가 경기도 지역을 지날 때 촬영하는 거예요. 그래서 기후 환경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하게 된다고 합니다. 홍수, 산불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식생, 토지 피복 변화 같은 걸 관찰하는 겁니다. 되게 작아요. 전자레인지 크기고 무게는 25kg 정도라서 초소형 위성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태양전지판을 탑재하고 있어서 태양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는다고 해요. 3년간 임무를 수행하고 나중에 더 운용할지, 안 할지를 검토하게 된다고 합니다.


◆ 홍종호> 그래요. 경기샛, 경기 새틀라이트(Satellite)의 약자군요. 이름이 재밌네요. 결국 전형적인 저궤도 위성인데요. 낮게 날면서 경기도를 지날 때만 촬영한다고 하니까, 주변 지자체에서는 '우리도 촬영해 주지' 이런 생각도 하겠네요.

◇ 최서윤> 그렇게 해도 되겠네요.

◆ 홍종호> 돈 받고 하려나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쨌든 지방정부가 추진한 위성으로는 처음이고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쏘아 올린 기후위성, 기후에 특화된 위성이다, 이게 상당히 흥미로워요.

◇ 최서윤> 맞아요. 약간 들었을 때 경기도가 그러면 기후위기 대응 대책을 정말 제대로 해보려나 보다, 이런 기대도 가지게 되죠. 경기도가 이번 1호기 외에도 2호기와 3호기도 내년, 내후년에 순차적으로 발사할 계획이라고 해요. 그런데 약간씩 전문 분야가 다릅니다. 2호기랑 3호기는 메탄,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농도를 측정하는 영상 장비를 탑재해서 온실가스 변화를 중점적으로 측정하게 된다고 합니다.

◆ 홍종호> 아마 1호기는 홍수 같은 거에 대해서 보고할 것 같아요.

◇ 최서윤> 경기도가 기후위성이 수집해 준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9년쯤에는 온실가스 배출원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도시랑 산림의 기후변화 영향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기후재난과 재해를 예측해서 대응하고 산림과 농산물 병해충 확산 방지 같은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효과적으로 마련해 보겠다는 취지인 거죠.

◆ 홍종호> 예, 제가 과거에 우리나라 지역별 강수량 예측치 같은 걸 활용해서 지역별 기후 피해를 추정한 적이 있거든요. 당시에 협업했던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는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에 많이 옵니다. 그러니까 강원도, 경기도, 서울 이런 지역의 강수량 자체는 남쪽보다 많고, 그렇게 예측이 되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경기도가 앞으로 위성으로 홍수 피해를 제대로, 더 정확하게 측정하고 예측하겠다고 한 게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 위성 데이터는 지금까지도 환경, 기후와 관련해서 정보를 취득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돼 왔잖아요.


◇ 최서윤> 그렇습니다. 우리가 새롭게 기후위성이라고 이름을 지어서 특별해 보이지만 원래 위성 데이터가 기후변화 현상 자체를 증명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됐습니다. 1990년대 초반 이래 지구에서 28조 톤의 얼음이 사라졌다는 것도 위성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서 알아낸 사실이죠. 최초의 지구 관측 위성으로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랜드샛'을 꼽을 수 있습니다. 1972년에 1호 위성이 발사됐고 2021년까지 총 9개가 시리즈로 발사돼서요. 50여 년간 900만 장 넘는 지구 표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습니다. 이 자료를 이용해서 작성된 논문만 1만 8천 편이 넘는다고 해요. 대표적인 연구 중 하나가 2018년에 발표된 남극 빙하 이동 속도 변화에 관한 연구입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알렉스 가드너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남극 빙하의 이동 속도와 변화를 분석해서 남극 서부 지역 빙하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아내기도 했습니다. 평균수온보다 섭씨 0.5~1도의 따뜻한 물이 유입돼서 빙하의 이동과 손실 속도를 높였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랜드샛이 계속 최신 모델로 거듭하고 있다고 해요. 계속 쏘아 올리다 보면 당연히 성능도 더 업그레이드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최신 모델인 랜드샛 9호 같은 경우에는 지구 표면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달렸다고 하더라고요.

◆ 홍종호> 딱 듣기만 해도 R&D(연구개발) 사업에 어마어마한 정부 예산이 투자돼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결국 인류의 미래와 직결되는 기후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앞으로 기초 연구, 이런 쪽에 대한 투자는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최서윤> 네, 앞으로 우주 산업이 더 커질 거기 때문에 더 필요하겠죠. 더 소개해 드리자면 유럽 우주국(ESA)에서 운영하는 '센티넬' 위성이 있는데, 이것도 2014년부터 시리즈로 계속해서 위성이 발사됐다고 해요. 해빙 감소, 해수면 상승, 극한 기상 현상, 탄소순환, 홍수, 화산 및 지진 등의 재난 대비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특히 2016년에 발사된 센티넬-3A와 2018년에 발사된 센티넬-3B가 극지방 대부분을 매월 정기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얼음 두께, 높이, 균열까지 굉장히 정밀한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 흥미로운 위성이 있었는데, 온실가스 탐지 위성으로 작년 3월 4일에 발사된 '메탄샛'이라는 게 있어요. 이거는 비영리 환경단체 EDF(환경보호기금)와 구글, 뉴질랜드 우주국, 하버드대 연구팀 등 민간, 공공, 학계,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서 쏘아 올린 기후위성으로 유명하거든요. 570km 상공에서 하루 15번씩 지구를 돌면서 전 세계 메탄 배출을 추적해 온 위성이에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올해 7월 교신이 중단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EDF 측이 기술을 보강해서 대체 위성을 제작할지 검토 중이라고 해요.

◆ 홍종호> 앞으로 기후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더 정확하게 예측하자고 하면서요. 어디에서 얼마만큼 무엇이 발생하고 있는지, 배출되고 있는지 확인하자는 이런 식의 움직임이 더 커질 것 같아요.


◇ 최서윤> 네, 되게 경쟁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설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내후년인 2027년에 수자원 전용 위성을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를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국가 R&D로 진행 중입니다. 이건 우리 기술이라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성 본체 개발을 맡았고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탑재체 개발을 맡았습니다. 위성을 활용한 초정밀 재해 감시 및 대응 기술 자체가 기후위기 시대에 전략기술로 떠오르고 있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지금도 수자원공사 안에 수자원 위성센터가 있어서 위성 데이터로 물 관련 재해를 분석하고 있더라고요. 중요한 사례로, 2023년 7월에 중부 지방 집중호우 때 충북 미호천 인근 농경지의 수면적이 얼마나 불었는지 본 것이 있는데요. 수면적이 비 오기 전보다 111% 확대됐다는 것을 관측해서 침수 영역도 탐지하고, 범람과 제방 붕괴 피해 현황을 분석한 사례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위성 정보를 분석하다 보니까 우리가 분석한 정보를 해외에 지원해 주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2023년에 리비아 데르나 지역에서 집중호우로 댐이 붕괴되고 침수 피해가 났을 때와, 또 같은 해 모로코 마라케시의 남부 지진 때 당시의 환경부, 지금의 기후부와 외교부가 같이 인도적 차원으로 해외에 데이터 제공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이런 위성 정보는 우리 위성이 아니라, 해외 위성에서 제공받은 정보예요. 또는 국내 다른 데서 쏘아 올리는 위성에서 받은 건데요. 이번 2027년에 띄우려고 하는 것은 수자원공사가 수자원 관련 데이터를 관측하려고 자체적으로 쏘아 올리는 전용 위성입니다.

◆ 홍종호> 상당히 의미가 있어요.

◇ 최서윤> 그렇습니다. 물산업 국제 정보분석기관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10년간 기후변화 피해의 69%가 물 관련 문제일 걸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수자원 위성이 피해 예방과 대응에 얼마큼 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려요. 2027년에 쏘아 올리는 수자원 전용 위성은 중형급인데요. 이게 성공하고 나면 아까 말씀드린 경기도의 기후위성처럼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는 계획도 추가로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위성 4개를 군집체로 운영해서 댐, 수도를 관측해요. 또 관심 많으신 녹조와, 중요한 접경지역의 시설물도 관측할 수 있고 식생 분석 같은 것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 홍종호> 최 기자 얘기를 들어보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심지어 K-water 같은 공기업도 위성을 쏘아 올리고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미국은 정부 주도의 위성 사업보다 민간 위성, 상업용 위성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거든요. 우리나라는 민간의 상황이 어떻습니까?


◇ 최서윤> 네, 일단 앞으로의 시장 수요에 대비해서 민간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한화시스템이 위성을 제조하는 인프라,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하고 12월 2일 준공식을 가졌는데요.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하는 9천여 평 부지에 최첨단 위성 제조 기술을 집약해서 위성 생산 기지로 운영하게 된다고 합니다. 소개된 거 보니까 위성 개발이랑 조립, 기능과 성능 시험장, 통제실, 제어실 등이 하나의 단지에 다 모여 있다고 해요. 그래서 내년부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우리 프로그램에서도 다뤘던 기후 테크 기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에서 국내 첫 상업용 초소형 위성인 옵저버1A호를 재작년 11월 발사해서 운용 중이잖아요. 브리핑 초반에 소개해 드린 경기 기후위성이 나라스페이스랑 협업한 거라 옵저버와 유사한 모델이에요. 그래서 동일한 곳에서 유사한 모델로 발사해서 아예 발사한 곳도 똑같아요.

◆ 홍종호> 다 우리 기술이네요.

◇ 최서윤> 네, 그렇게 해서 궤도에 안착시키는 게 이번에 똑같이 진행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주 산업이다 보니까 결국에는 공공이 시장을 열어주고 민간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조로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 홍종호> 네, 우리처럼 빠르게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온 입장에서 위성 산업은 이미 선진국들이 빠르게 앞서 나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요. 우리나라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위성이 있어요. 정지궤도 환경위성, 영어로는 GEMS(Geostationary Environment Monitoring Spectrometer)라고 하는 건데요. 지구에서 약 3만 5천 km 꼭대기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와 똑같이 움직이면서 거대하게 천천히 움직이는 거죠. 그러면서 굉장히 넓은 면적을 찍는 위성인데 전 세계에서 NASA와 유럽도 개발했는데 우리가 제일 먼저 쏘아 올렸어요. 그래서 이 연구를 주도한 연세대학교의 김준 교수가 올해 NASA 특별상도 받고 독일에서 주는 훔볼트상, 자연과학자에게 주는 굉장히 영예로운 상인데 그 상도 받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성 사업과 정부의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이번에 지자체가 이런 걸 한다고 하니까 굉장히 기쁜 소식이라고 생각하고요. 결국 우주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정보와 가능성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식의 노력은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 최서윤>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시작이죠.

◆ 홍종호>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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