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열매 '희망2026나눔캠페인'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이 지역을 다시 찾았다. 지역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였다.
오 시장은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먼저 듣고, 이어 서울시가 추진 중인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설명했다.
북악산에서 종묘를 지나 남산까지 이어지는 남북 녹지축 구상이다. 세운상가 일대를 허물어 약 13만㎡의 녹지를 민간 개발과 결합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전날 공개한 '일타시장 오세훈 - 종묘와 세운4구역 이슈 총정리' 영상에서 했던 말을 현장에서 다시 꺼냈다.
그는 "녹지에 갈증을 느끼는 서울에서 종묘와 남산을 잇는 축이 열리면 세계 도시계획사에 남을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건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직결된 보편적 복지"라고 강조했다.
영상에서 오 시장은 종묘 경관 훼손 논란도 직설적으로 다뤘다. 세운4구역 고도 규제를 놓고 국가유산청과 충돌하는 지점이다.
오 시장은 "평균 신장 시민 눈높이에서 보면 건물 상단이 조금 보이는 정도"라며 "숨 막힌다는 주장, 시뮬레이션으로 직접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이어 "종묘 세계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주장은 국익을 해치는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 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모습. 류영주 기자재개발 지연 배경으로 거론돼 온 '세계유산영향평가'도 쟁점이었다. 그는 "4년 이상 소요되는 평가를 요구하는 건 사실상 사업을 접으라는 말"이라며 "세운4구역은 종묘 외대문에서 180m 떨어져 있어 완충구역 대상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용적률 상향 과정에서 특정 민간 사업자 의견을 반영했다는 의혹도 일축했다. "세운지구는 시민을 위한 녹지 확보, 재원 절감, 역사·자연경관 조화라는 목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난제"라며 "대안이 있다면 언제든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나온 주민 의견을 토대로 정비사업의 병목 지점을 다시 검토하고 추진 일정을 구체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