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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1년…부산 시민들 "반성 않는 모습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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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내란 규탄' 외친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
"관련자들 사안 축소하려 해…사과해야" 한목소리
시민단체 "책임자들 제대로 처벌 받아야"
부산 곳곳서 '내란 저지' 기념 전시회·집회 열려

지난해 12월 4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가 열린 모습. 김혜민 기자 지난해 12월 4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가 열린 모습. 김혜민 기자 
12·3 내란 1년을 맞은 3일 부산 시민들은 그날의 공포를 떠올리는 동시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에 대해 답답함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부산 중심가인 서면 쥬디스태화 앞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쌀쌀해진 날씨에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거리는 1년 전 내란 사태가 벌어지자 수천명의 시민들이 응원봉이나 깃발을 들고 나와 '정권 퇴진'을 목청껏 외친 장소다.

이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하던 그날 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진구에 사는 강모(60·여)씨는 "그날 밤 뉴스를 보면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나 본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싶었다"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지금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란 주도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수당의 횡포 때문이었다'거나, '미니 비상계엄'과 같은 말로 사안을 축소하려 하기도 했다"며 "여야 의견 차이는 항상 있었고, 그걸 중재하고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게 지도자들의 역할인 만큼 무책임한 말"이라고 꼬집었다.
 
대다수 시민들은 내란 사태 이후 관련자들이 사안을 축소하거나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거센 어조로 비판했다.

부산진구에 사는 곽모(68·남)씨는 "과거에 계엄을 겪어봤는데도 충격이 컸다. 처음 소식을 듣고 '뭐 이런 일이 다 있지' 싶었고, 지금도 국익을 생각하면 윤 전 대통령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자들이 지금까지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다시 마음이 답답해진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또 내란 사태 이후 사회 혼란이 극심했던 만큼 하루 빨리 협치를 통해 국가 운영이 안정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영구 주민 홍면식(67·남)씨는 "윤 전 대통령이 국민들을 생각했다면 비상계엄은 선포하지 않았을 것 같다. 설사 대통령이 그렇게 판단했다 해도 주변에서 말렸어야 한다"며 "이제라도 내란 가담자들과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도 어렵고 우리 사회에 시급한 문제들이 많다. 1년 전 과거에 잘못한 것들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머무르면서 정쟁화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협치하는 정치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내란 사태 1년을 맞아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부산행동'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사태에 동조하거나 연루된 세력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겨울 국민들이 공포와 분노 속에서 겨울을 보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다. 구속 기각과 최소 구형, 검사들의 집단 항의 등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 시민들은 1년 전 친위 쿠데타를 빛의 항쟁으로 막아낸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그날의 분노와 열정을 다시 모아 내란 청산과 사회 대개혁을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외쳤다.

12·3 내란을 시민의 힘으로 막아 낸 정신을 기념하는 행사도 곳곳에서 열린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부산 중구 영주동 민주공원에서 '시민의 빛, 부산에서 타오르다' 전시를 이날부터  내년 4월 4일까지 연다. 시민들이 12·3 내란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에 사용한 깃발과 손팻말, 응원봉 등이 전시된다.

'부산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면 옛 NC백화점 앞에서 '내란 저지 국민주권 승리 1주년 부산 촛불 콘서트'를 연다. 이들은 4일 오후 7시에도 서면 일대에서 '불법계엄저지 1주년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시민대회'를 개최하며, 시민들은 응원봉 등을 들고 1년 전 집회 모습을 재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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