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내 기업 절반 이상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유지하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영 여건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경영 기조 역시 '현상 유지'와 '긴축'이 우세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인 이상 기업 229곳의 CEO·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에서 내년도 경영 기조를 '현 수준 유지'라고 답한 기업이 39.5%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긴축 경영'은 31.4%, '확대 경영'은 29.1%였다.
기업 규모에 따른 온도차도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41.0%가 내년 경영 방침을 긴축으로 설정했으며, 현상 유지(29.5%), 확대 경영(29.5%)이 뒤를 이었다.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은 현상 유지(45.0%) 응답이 가장 많았고, 확대(28.8%), 긴축(26.1%) 순이었다.
긴축을 선택한 기업들은 구체적 대응 방안으로 '인력 운용 합리화'(61.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경총은 "인력 운용 합리화가 긴축경영의 최우선 수단으로 지목된 것은 2017년 조사 이후 9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채용 계획에 대해선 '현 수준 유지'가 전체의 52.3%로 가장 많아, 기업들이 인력 운용에서도 신중한 기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00인 이상 기업만 놓고 보면 '채용 축소'가 41.0%로 가장 많았고, 유지(36.0%), 확대(23.0%) 순이었다. 중소기업은 채용 유지(61.3%) 응답이 압도적이었으며 확대(21.6%), 축소(17.1%)가 뒤를 이었다.
투자 계획은 규모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300인 이상 기업의 40.0%는 내년도 국내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고, 유지(35.0%), 확대(25.0%)가 뒤를 이었다. 반면 해외 투자 계획은 '확대'가 45.7%로 가장 높아 대기업의 해외 투자 선호가 뚜렷했다. 300인 미만 기업은 국내외 투자를 모두 올해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절반(국내 53.6%, 해외 60.6%)을 넘었다.
기업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은 300인 이상 기업은 증가(39.7%), 올해와 유사(40.9%), 감소(29.4%)로 조사됐다. 300인 미만 기업은 올해와 유사(43.5%), 증가(32.9%), 감소(23.6%) 순이었다.
경총 관계자는 "내년 대기업들의 투자 및 채용 축소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긴축경영 시행 계획으로 인력운용 합리화를 선택한 기업들이 많았다"며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 위해) 추가적인 기업 규제는 최소화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보다 과감한 방안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