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동갑내기 조숙경(우)·이만구 씨가 봉사활동 4만 시간의 기록을 나란히 수립해 서울시로부터 28일 인증패를 받았다. 권민철 기자서울 곳곳에서 수십 년 동안 묵묵히 봉사를 이어온 두 명의 83세 동갑내기가 있다. 조숙경 씨와 이만구 씨.
서울시가 28일 열린 '2025년 자원봉사 유공자 표창 수여식'에서 처음 도입한 '우수자원봉사자 인증패'의 최상위 수상자들이다. 두 사람의 누적 봉사시간은 각각 4만5398시간, 4만1588시간에 이른다.
단순한 숫자를 넘어, 한 사람의 삶 대부분을 공동체에 바친 시간이다.
조숙경 씨는 1996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 고궁 등에서 전시 해설과 안내 봉사를 하며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혀 왔다. 또 연세의료원 등에서 병원 안내와 환자 지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문화·복지·돌봄 현장을 종횡으로 누볐다. 서울이 품은 문화시설 곳곳에 조 씨의 손길이 새겨져 있다.
이만구 씨는 25년 넘게 요양원과 노인복지관을 오가며 종이접기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일부터 폭설·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찾는 복구 지원까지,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든 달려갔다. 재난의 현장에도, 일상의 틈새에도 그의 봉사 기록이 남아 있다.
서울시가 올해 처음 도입한 '우수자원봉사자 인증패'는 누적 1만 시간 이상 봉사한 이들 중 상위 50명에게 수여됐다.
이들 모두 최소 2만 시간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베테랑 봉사자들이다. '10년 이상 이웃 곁을 지킨 사람들'이라는 표현조차 부족할 만큼, 그들의 시간은 공동체의 버팀목이 되어 왔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이웃의 아랫목을 데우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예우 확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