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왼쪽)과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 박종민 기자·박민영 대변인 SNS 캡처 국민의힘 대변인이 시각장애를 가진 자당 의원을 향해 막말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 장동혁 대표가 엄중 경고했다. 징계 등의 조치는 없었다.
국민의힘은 17일 장동혁 대표가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에게 엄중 경고했고, 대변인단을 포함한 당직자 전원에게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박민영 대변인은 지난 12일, 한 여성이 진행하는 유튜브에 나가 자당 김예지 의원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을 해서, 저는 문제라고 본다"며 "(김 의원은) 왜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으려고 하느냐"라고 말했다.
김예지 의원은 친한(親한동훈)계 인사이자,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찬탄파'이기도 하다.
그런 김 의원을 두고 박 대변인은 "저는 좀 (비례대표 공천을) 전문가로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김 의원) 본인은 장애인이라 주체성을 가지는 게 아니라 배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막말로, 김예지 같은 사람이 눈 불편한 것 말고는 기득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돈 있고 학력 있고 본인이 뭐가 부족하게 자랐는가"라며 "오히려 그런 일부 약자성(장애)을 무기 삼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연합뉴스박 대변인과 함께 이 방송을 진행한 여성 유튜버는 김 의원을 향해 "뭐만 잘못되면 자기가 여자라서 당했다. 페미 XX 마인드", "김예지는 진짜 장애인인 걸 천운으로 알아야 한다" 등의 막말을 내뱉고, 중간중간 욕을 하기도 했다.
시민사회는 박 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논평을 내고 "현재 한국 국회의원 300명 중 장애인 비례의원은 단 3명, 즉 약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할당제를 문제 삼으며, 장애인을 '과잉 할당된 존재'로 보는 시각은 구조적 차별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여성에 대한 혐오 인식을 드러낸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즉각 사퇴하고,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의 막말 논란에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내용을 정확히 보지는 못해 조심스러우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보수를 지탱하는 분들이 보시기에 부적절한 발언은 자제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장애인 할당이 많다고 주장한 것은 국회 전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중 당선권에 장애인이 3명이나 배정된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김예지 의원은 비례대표로만 두 번이나 당선되었기에 '과대표 됐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과격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들에 대해선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