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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GPU 26만 장 공급과 AI 시대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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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접견에 앞서 국내 기업 대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접견에 앞서 국내 기업 대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PEC 기간 중 발표한 엔비디아와 기술 동맹 선언 그리고 2026년 예산안 시정 연설은 우리 나라 인공지능 역사에서 커다란 전환점을 만들 것이다. 엔비디아로부터 26만장의 최신 GPU 도입은 상상하기 힘든 계획이 정말 놀라운 속도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AI 인프라 구축의 기반은 갖추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 숫자가 어떤 의미인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자.

영국과 엔비디아는 엔스케일, 코어위브 등과 협력해서 12만 장의 블랙웰 GPU를 공급하고 스타게이프 UK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까지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휴메인을 통해 엔비디아로부터 1만 8천 장의 GPU를 공급받을 것이고 향후 5년 간 수십만대로 확대할 수 있다고 했지만 아직 미국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픈AI가 노르웨이에 짓겠다고 하는 스타게이트 노르웨이는 2026년 말까지 10만 대의 GPU 설치를 목표로 한다. UAE는 5 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하지만 초기에는 200MW로 시작한다. 아직 정확한 하드웨어 규모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 세계가 국가 차원에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엔비디아가 확인한 26만 장이라는 확정적 수치는 전세계에서 우리가 가장 큰 규모이다. 그래서 하정우 수석이 브리핑에서 G3 수준이라고 한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발표에서는 정부 차원이 5만 장 규모이고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의 기업이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용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명확한 것이다. 정부가 구입한 것은 향후 국가 AI 인프라의 역할을 할 것이고,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공장을 위한 투자이며, 현대차 역시 AI 팩토리와 자율주행차 개발 등에, 네이버는 초거대 AI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차세대 모델 개발과 산업용 AI 전환을 위한 포석이고 피지컬 AI를 누구보다 먼저 구현하겠다는 의미이다.

혹자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자체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26만장을 한 번에 사면 어떻게 하냐고 한다. 틀린 이야기다. 우리가 준비를 하면서 단계별로 구입할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블랙웰 모델 하나로 구입하면 조만간 구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것도 잘못 안 것이다. 블랙웰 모델 이후 최신 모델이 가능한대로 순차적으로 구입할 계획이다. 삼성과 현대, 네이버가 그것도 모르면서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에포크AI가 내 놓은 자료를 보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의 향후 투자는 훨씬 대규모이다. 메타의 하이페리온은 4백만 장, 마이크로소프트의 페어워터는 5백만 장 규모를 2028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에포크AI 제공에포크AI 제공
나는 우리가 2030년까지 국가적으로 총 100만 장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가 전략 인프라로 20만 장 규모를 갖추고(이 숫자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AI 데이터센터이다), 산업용, 공공용, 국방용으로 여러 유형의 분산된 AI 인프라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준비 단계를 거친 것이고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 방식으로 다양한 목적을 갖는 AI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도 예산안 시정 연설을 통해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고 선언했다. 매우 의미 있는 표현이라고 본다. 인터넷 시대를 여는 첫 번째 예산, 모바일 시대를 여는 첫 번째 예산이라는 말은 없었지만 세상은 두 가지 기술 기반으로 크게 변했다. AI는 인터넷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주요 글로벌 기업의 CEO들이 하는 말이다. AI가 얼마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술이 되는 것인지를 명확히 인식해 국가 예산이 AI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아마 어느 나라 정부에서도 하지 않은 말일 것이다.

하드웨어 인프라 준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 1천억 원이 편성됐다.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2조 6천억 원, 인재 양성 및 인프라 구축에 7조 5천억 원, 피지컬 AI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로봇·자동차·조선·가전·반도체·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AI 대전환을 신속하게 이루기 위해 향후 5년 간 약 6조 원을 투입한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와 투자는 대한민국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AI 경쟁에서 선도국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다.

AI 예산 확대와 엔비디아 GPU 도입은 대한민국이 단순한 기술 수용국을 넘어 AI 기술의 선도자,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앞으로 국제 협력과 표준화를 주도하고, 글로벌 인재 유치가 가능해지며, 사회 전체의 혁신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국가 정책을 통해 건강한 AI 생태계를 조성해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혁신 기술 개발과 서비스로 산업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야 한다. 나아가 AI가 우리 사회 전반에 널리 활용되어, 누구나 기술 혁신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AI 기본 사회, 모두를 위한 AI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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