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연합뉴스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조류충돌 위험성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전문가 조사와 위치추적기 활용을 통해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2공항 건설사업 발표 이후 10년째 해소되지 않는 조류충돌 우려에 대해 국토부 대안으로 불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업 추진 전제로 한 원론적 답변" 비판
국토교통부는 10일 제주 제2공항 사업 발표 10년을 맞아 진행된 제주도청 출입기자단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조류충돌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묻는 질문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조류 전문가 조사와 위치추적기 활용 등 조류충돌 위험성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설명했다.
"조류탐지 레이더 도입, 드론 활용, 첨단장비 도입, 공항 주변관리 등 현재 시점에서 가능한 모든 조류 충돌 예방활동을 이행해 도민들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주변에는 철새도래지 4곳이 분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류 충돌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조류충돌이 꼽히고 있어 그 우려는 커졌다.
특히 지난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은 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성을 검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에 대해 취소 판결한 사례도 있다.
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 제공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미국-캐나다 모델'로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를 면밀히 시행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환경부와 협의를 거쳤다. 추가적으로 제기되는 쟁점에 대해선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면밀히 조사하고 저감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웅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조류충돌 위험성에 대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도 다뤄졌었다. 지금껏 안 했던 조사가 아니다. 국토부의 조류충돌 조사 관련 발표 내용은 사업 추진을 전제로 한 원론적인 답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사업 단계마다 수요예측 재조사 시행"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계획 최초 발표 이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수요에 대해선 "설계 과정에서 사회경제지표 등 교통관련 자료와 함께 직·간접 대상 지역의 인구, 고용, 산업, 교육 등 미래 항공수요 추정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면밀히 조사하고 분석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미래의 수요 추정에 필요한 경제, 항공·관광정책, 환경과 상황변경 요인 등 수요추정에 반영되는 장·단기적 자료를 충분히 검토해 항공수요를 예측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와 관련기관과 충분히 논의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항공수요 적정성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제2공항 사업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등 사업 추진 단계마다 수요예측 재조사를 면밀하게 시행하겠다. 그 과정과 결과를 제주도와 공유해 항공수요에 대한 논란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국토부는 강조했다.
제주 제2공항 발표 10년 맞아 차량시위 나선 농민들. 연합뉴스국토부는 "지난 10년 동안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도민들과 소통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계획에 대해서는 "혼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단기 방안으로 고속탈출유도로 추가, 계류장 확장, 터미널 증축, 용지매입 이후 공항 주차장 추가 설치를 완료했다. 현재 제주공항 운영 효율화와 안전 강화를 위해 관제동 신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