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김현지'로 열고 닫은 마지막 국감…'배치기'로 화룡점정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불출석' 김현지 실장 두고 설전에 육탄전까지

주진우 이해충돌 소지 지적에 여야 고성 난무
급기야 국힘 송언석↔민주 이기헌 간 몸싸움
개의 59분 만에 정회한 '용산 국감', 파행 거듭
與는 '김현지 지키기', 野는 '의혹재탕' 비판 나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서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서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를 매듭지은 6일 대통령실 국감이 '김현지로 시작해 김현지로 끝났다'는 푸념이 나온다.
 
약 30년간 이재명 대통령을 보좌해온 김현지 제1부속실장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지만, 관련 언쟁이 이어지면서 시종 국감장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김 실장을 고리로 한 여야(與野) 의원 간 '배치기'는 화룡점정이었다는 평가다.
 

시작부터 "尹용산 국감" vs "李정부가 대상"…59분 만에 파행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지난달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지난달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사실 국회 안팎에서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받은 올해 국감에서도 육탄전(肉彈戰)은 드물었다. 기피 0순위였던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조차 도마에 오른 장면은 주로 여당 상임위원장과 야당 간 말싸움이었다.
 
여야가 서로 물리적 몸싸움을 피해온 것은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지켜온 마지노선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원내 공방전의 단골 주제였던 '김현지'가 키워드로 전면 등판한 대통령실 국감에선 이같은 최저선마저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여야는 이날 오전 운영위가 개의되자마자 거친 신경전에 돌입했다. 주된 감사대상이 출범 5개월을 맞은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실인지, 전임 윤석열 정부의 용산인지를 놓고 날을 세우면서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김 실장은 전혀 모르는 분인데 공적인 자리를 차지했기에 인사카드를 요청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저촉될까봐 사전 유권해석을 받았고, 그에 따르면 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이 우선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의 인사검증 내역이 국회에 제출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반면 민주당 허영 의원은 전임 대통령실 관저 이전 관련기록이 삭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실의 특수활동비 집행내역 확인이 먼저라고 거들었다.
 
대립각은 이내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여당이 최근 운영위로 보임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하자, 야당이 발끈한 것이다. 최수진 의원을 대신해 운영위원이 된 주 의원은 당내 대표적 '김현지 저격수'다. 국민의힘 공식 논평을 빼곤, 김 실장을 겨냥한 메시지를 가장 적극 내왔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윤석열 정부 때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 의원의 이력을 들어 "주 의원이 앉아있을 곳은 피감기관 증인석"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오늘 국감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실이기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실의 '국정농단'과 12·3 내란에 대한 진상규명"이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주 의원의 질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그러자 주 의원은 "제가 김현지 실장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입틀막'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지난해 국감 때 이미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민주당의 재반박이 양측의 고성으로 이어지며 회의는 파행을 빚었고, 김병기 운영위원장(민주당 원내대표)은 정회를 선언했다.
 
국감이 시작된 지 고작 59분 만이었다.
 

급기야 '배치기' 발발…정쟁으로 채운 '김현지 국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설전으로 정회된 직후 이른바 '배치기'를 하며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설전으로 정회된 직후 이른바 '배치기'를 하며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짜 촌극은 여기서 연출됐다. 회의장을 빠져나가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기헌 의원 사이 '배치기'가 벌어진 것이다. 단체 퇴장으로 인한 우발적 충돌이었지만, 양측은 서로에게 화살을 돌렸다.
 
송 원내대표는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오는 상황에서 갑자기 이기헌 의원이 '육중한 몸집'으로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문을 잠시 등진 상태에서 이 의원이 그대로 몸을 부딪쳐 왔다며 이를 '테러 유사행위'로까지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이 의원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며 위원장인 김 원내대표도 압박했다.
 
반대로 이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맞받았다. 이 의원은 "송 원내대표 뒤를 따라가다가, 격한 표현으로 '국감을 방해하는 것은 (오히려) 당신들'이라고 했더니 (송 원내대표가) 몸을 던졌다"고 했다. 빌미를 제공한 측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주장이다.
 
정회 35분 만에 재개된 국감은 이후에도 난맥상이 지속됐다. 이번에는 주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땔감이 됐다. 주 의원은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 서열이 위라는 것이 확실해졌다"며 "그래서 더더욱 (김 실장이) 국감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김 원내대표는 주 의원이 국감 도중 해당 글을 올린 사실을 지적하며 "제 말이 듣기 싫으면 (국감장에서) 나가라"라고 몰아붙였다. 주 의원을 옹호하는 국민의힘 운영위원들에게는 "위원장에게 '야지(야유)'를 놓는 상황인데 저도 편파적으로 (진행)해도 되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결국 하루 온종일 정쟁으로 얼룩진 '김현지 국감'을 두고 여야 모두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선 민주당은 '김현지 지키기'란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오전 출석'이란 조건부 카드를 내세우다가, 야당의 비토를 명분 삼아 막판 협상을 거부한 탓이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이 대통령이 김 실장의 출석을 전제로 '용산 경내 대기'를 지시했다는 대통령실 공지를 두고 "대통령의 '지시 쇼', 김 실장의 '대기 쇼', 여당의 '거부 쇼' 아닌가"라고 따졌다. 당일에도 불출석 방침을 재확인한 우상호 정무수석을 두고는 "오늘의 의문의 1패"라고 했다.  

제1야당은 야당대로 '정밀 타격'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 재판 관련 연루 △인사개입 △경기동부연합 교류 등 기존 의혹을 재탕하는 데 그쳤다는 얘기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김 실장이 (김건희 여사처럼) 샤넬백을 받았나, 고속도로가 휘는 기적을 보였나"라며 "확인되지 않은 망상으로 소설을 쓰고 '마녀사냥'을 한다"고 꼬집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