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우리나라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소식에 대해 "대선 때 공개적으로 원자력 잠수함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그 때부터 물밑으로 미국과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대 대선과 달리 21대 대선 공약에 이 내용이 담기지 않았던 속사정을 드러내면서다.
박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뒤 한국의 잠수함 건조 능력에 관해 "5천톤급 원자력 잠수함을 만드는 시설을 갖추는 데 1년에서 1년 반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착수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역대 보수정부에 대해서는 "극우 선동이나 하고, 미국이 싫어할까봐 하지 못하고, 정정당당하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굴종적 습성이 뼛속 깊이 들어가 있다"고 비판하며 전략무기 도입에 민주당 정부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역설했다.
'노무현의 꾀주머니'로 불렸던 박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문재인 정부에선 국가정보원 1차장(해외정보 담당)을 지냈다. 지난 6·3 대선에서 이재명 캠프 전략본부 부본부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약 중이다.
박 의원 인터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잠 건조, '마스가'와도 연결…'오커스'보다 강해"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김형준> 어떻게 생각하세요? 왜 보수 정부에서는 못 이루고 민주당 정부에서는 이룰 수 있었을까요?
◆ 박선원> 우리 군에서, 특히 해군에서 추진하려고 했던 핵잠수함, 정확히 말하면 핵추진 잠수함을 우리 진보 정권에서 계속 추진해왔지 않습니까. 보수 정권에서는 '이거 하면 안 된다', '해군 능력이 커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국방부를 육방부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들이 억누르고, 또 이렇게 하면 미국이 안 좋아한다, 그래서 합참과 국방부에 있는 소위 미국을 잘 안다는 선임 장교나 선임 고위 공무원들이 이거를 못하게 하는 거죠. 그래서 정식으로 한 번도 제대로, 이명박 정부라든지 박근혜 정부라든지 윤석열 정부에서 핵잠수함 추진에 대해서 정식으로 확정되고 추진된 적이 없다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제 이재명 대통령이 말씀하셨다시피, 자주국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힘으로 우리 주변을 뚫고 들어오는 보이지 않는 세력, 군사력을 막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고, 이것이 오히려 미군의 전력에 대한 부담을 줄어든 것 아니냐고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질문을 했었고 이거를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을 한 거죠. 오늘 아침에도 I have given them approval(내가 승인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렇게 I have given them approval이라고 하는 거는 승인했다는 뜻도 있고, 동의하고 찬성한다는 뜻도 있는데 원래 우리 이재명 대통령님이 말씀하셨을 때는 우리가 핵잠수함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원자로라고 하는 게 있잖아요. 원자로가 일단 연료를 제공하는 핵심인데, 그 연료로 쓸 수 있는 원자로 안에 연료봉, 그러니까 우라늄 농축 연료봉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 왜? 우리는 원자로를 만들 기술이 있으니까 이렇게 했는데 한 발 더 나아가서, 아니 그러지 말고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오션이 사들인 필리 조선소에서 건조하자 이렇게 나왔거든요. 이것은 무슨 의미냐면 2020년부터 미국 호주 영국이 AUKUS라고 하는 3개국의 전략 협정을 맺으면서 핵추진 잠수함을 호주에게 주도록 한 협정 있잖아요. 이것보다 훨씬 앞선, 훨씬 강한 거예요.
◇ 김형준> 필러 1으로 하고 있는 것?
◆ 박선원> 네, 필러 1으로 한 것. 그것보다 훨씬 강한 거예요. 아예 영국 빼고 그냥 한국에 와서 미국서 지어서 가져가라 이런 거고 당연히 기술을 주겠다는 게 전제가 되어 있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이게 원자로를 핵잠수함의 그 공간에 넣는다고 해도 7m, 5m 정도 돼요. 원자로가 작죠. 실제로 운영할 때 있어서의 안정성이라든지 기동성 확보라든지 이런 것에 굉장히 준비가 많이 돼야 돼요. 우리가 원자로가 있고 그러니까 연료봉만 우리가 사서 넣을 수 있게 해 다오, 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승인과 협조, 협력을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더 나아간 거거든요.
이것은 마스가(MASGA), 그러니까 미국의 선박 건조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자고 하는 것을 촉진제, 촉발제로 사용한다는 거잖아요. 그건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해군, 미국의 해군 군함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과 바로 연결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엄청나게 중요한 진전이다. 하룻밤 사이에, 그리고 이것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그동안 많은 분들이 노력을 했는데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이 있지 않습니까? 이게 개정이 돼야 돼요.
◇ 김형준> 그렇죠.
"원자력 협정 개정 필요…트럼프 임기 내 건조 착수 가능"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선원> 그래서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대해서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20%까지 농축, 우라늄 농축하는 것을 미국에 승인받아서 할 수 있다고 그랬는데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잖아요.
◇ 김형준> 예 그렇죠, 없죠.
◆ 박선원> 그러니까 실행될 수 있도록 서류를 하나 작성을 해야 되는 거고. 두 번째는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서 해군 잠수함의 그 핵추진 기관을 설치하는 것은 핵의 핵물질을 바로 핵무기로 만드는 건 아니지만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어서,
◇ 김형준> 13조(폭발 또는 군사적 적용 금지).
◆ 박선원> 승인을 받아야 된다. 그거를 개정을 해야 돼요. 그러니까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임기가 아직 3년 10개월 남았기 때문에 여기에 속도를 내서 바로 추진을 해가지고 미국에서 건조를 시작하는 단계에 진입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 다음에 미국에서 건조할 수 있느냐 하면은, 미국에서 잠수함이 가장 크잖아요. 이 잠수함 동체를 높이 7m 이상 되는 5천톤급의 잠수함을 만들어야 되거든요. 이것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데 다른 나라는 2년 걸리는데 우리는 한 1년에서 1년 반 정도 걸린다고 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착수할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어요. 반면에 미국, 호주, 영국이 하려고 했던 사업은 2020년에 확정을 지어서 2035년에 첫 배를 인도해 주기로 했는데 그게 사실상 깨져 버린 상태예요.
◇ 김형준> 호주 쪽으로 인도, 정식 인도하는 그것 말씀하시는 거죠? 대여하는 것 말고요.
◆ 박선원> 그러니까 우리가 훨씬 더 빠르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나가고 이것은 한국의 전략 산업, 그 다음에 발전된 제조업이 미국의 전략 산업과 이렇게 호응하는 관계에 있다라고 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다른 산업 있잖아요. 산업 경쟁력이 유럽이나 다른 나라와 협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과 안보팀 그리고 경제팀이 정말 큰일 하신 거예요.
"대선 때 원잠 일부러 안 꺼내…美 신뢰로 '평화적 재처리' 해야"
◇ 김형준> 그런데 의원님, 국민의힘에서도 오히려 핵연료 재처리나 원잠 건조 같은 거를 널리 꺼냈었고 민주당 정부에서는 오히려 실현 가능성을 봐서 신중해야 된다, 이런 기류가 대선 전까지만 해도 강했는데요.
◆ 박선원> 사실 제가 작년부터 이야기를 했는데,
◇ 김형준> 네, fuel cycle(핵연료 주기) 완성에 대해서.
◆ 박선원> nuclear fuel cycle, 핵연료 주기를 완성을 해야 된다. 단 이거는 평화적 목적으로 쓰겠다. 그래서 우라늄 농축 20%까지 허용해 달라 하는 것하고, 핵 재처리 있잖아요?
◇ 김형준> PUREX(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이 나오는 습식 재처리).
◆ 박선원> 폐연료봉을 쓰는 거, 파이로 프로세싱(건식 재처리) 하는것.
◇ 김형준> PUREX 말씀하시는 것 아니었어요? 파이로 프로세싱이 아니라?
◆ 박선원> PUREX 말고. 그러니까 PUREX는 습식 재처리고 그 다음에 파이로 프로세싱, 열 재처리를 한미 간에 연구하고 있으니까 일단 열 재처리를 하자. 열 재처리를 하는데, 열 재처리 기술이 그럼 완성이 됐느냐, 완성되지 않았어요.
◇ 김형준> 그렇죠, 완성 안 됐죠.
◆ 박선원> 벌써 20년이나 됐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이 파이로 프로세싱으로 우리가 플루토늄을 추출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점을 계속 강조를 하되, 이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면 그 때 PUREX, 습식 재처리로 넘어가자. 넘어가는데 플루토늄은 미국이 원하면 미국에 반출할 수도 있다. 그런 정도로 열린 자세로 현재의 핵 폐기물에 대한 처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계속 나올 수 있는 폐로(廢爐)라고 그러잖아요. 원자력 발전소를 닫아야 될 경우 그 폐로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기술을 확보하면 이후에도 우리 원자력 산업의 선두주자로 계속 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을 개정을 하면 농축 부분도 개정이 돼야 되고, 당장에 농축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성형가공부터 시작을 해서 원강을 가져와서 성형 가공하는 것부터 시작을 해서 저농축, 지금 20%까지라고 이야기를 하지만은 한 5%에서 6%만 농축을 해도 돼요.
◇ 김형준> 가능은 하죠.
◆ 박선원> 원자력 발전소. 왜냐하면 이게 큰 게 아니거든요. 이게 원자력 발전소가 잠수함에 들어가는 건 크지 않아요. 크지 않기 때문에 또 안전성도 고려해서 5% 농축까지만 우리가 하겠다. 그리고 이거를 미국이 도와달라, 같이 건조하자. 그런 방향으로 원자력 협력 협정을 개정을 해야 되고, 그다음에 재처리 부분에 대해서도 평화적 이용이다 하는 점을 강조하고 한미가 공동으로 연구해서 앞으로 폐로, 미국도 폐로해야 될 게 많거든요. 원자력 그것(사용 후 연료봉)도 같이 처리해서 전 세계 원자력 시장도 같이 가자. 상업용 부분이다, 크게 보면 안보적인 가능성도 함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이다. 그런 쪽으로 한미 간에 협의가 돼야 되고 협력 협정의 변경·수정도 그렇게 돼야죠. 개정도.
◆ 박선원> 국민의힘에서는 바로 무기로 가자 자꾸 그러는데 무기는 용인 안 해줘요. 왜냐하면 핵보유국 다섯 나라, NPT 조성국이라고 하잖아요. 핵보유국 다섯 나라.
◇ 김형준> P5(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 박선원> P5가 무기로 가는 건 동의 안 합니다. 그러니까 AUKUS 같은 경우에도 영국하고 미국이 자기들끼리 합의하고 동의해서, 끌고 가는 거(추진기관)는 군함에 쓰지만 그 자체가 군사 용도의 물질을 무기화하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재처리도. 그래서 국민의힘과는 입장이 다른 거고 대선 때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물밑에서는 이야기를 했어요. 다만 대선 때는 뭐냐 하면, 우리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단단해진 뒤에 논의를 해야 된다. 잘못하면 오해하지 않느냐.
◇ 김형준> 아 예, 그럴 수 있죠.
◆ 박선원> 우리가 뭐 이중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든지, '믿을 수 없다' 이럴 수 있기 때문에 '그게 아니다'라고 하는 한미 정상 간의 신뢰를 확실히 쌓은 뒤에 이 부분을 이야기를 하는 거죠.
◇ 김형준> 그래서 지금 나온 거고요?
◆ 박선원> 우리 전략인 거죠.
'보수는 왜 못했나'에 "저쪽은 말만, 우리는 동맹 기반 자주국방"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김형준> 네네, 그럼 반면에 저쪽은 왜 실패했다고 생각이 드세요?
◆ 박선원> 저쪽은 말만, 말만 하는 거지 실제로 안 하는 거예요. 오로지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그러면서 안보는 미국한테 맡겨 놓고 군과 검찰을 이용한 권력 장악과 유지 이런 데만 관심이 있는 거죠. 실제로 우리 군사력 늘리는 데는 관심이 없어요, 이 사람들은. 오히려 순 극우 선동이나 하고, 또 미국이 싫어할까 봐 못하는 것도 있고. 미국한테 정정당당하게 이야기를 못 꺼내는 그런 굴종적인 습성이 뼛속 깊이 들어가 있는 측면도 있고요. 그러니까 말 못 거는 거 아니예요.
◇ 김형준> 반면 민주당에서는 어떻게 하셨다고 생각하세요?
◆ 박선원> 우리는 한미동맹 중요하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라. 베트남이 무기가 없어서 전쟁에 졌냐 미국이 돈을 안 줘서 졌냐 그다음에 중국의 국민당이 1945년부터 49년 사이에 무기가 없어서 졌습니까. 2차 세계대전 끝나고 미국이 얼마나 무기를 줬는데. 스스로 싸울 용기, 스스로 지킬 용기, 적과 마주할 용기가 없었잖아요. 그것 때문에 못 이긴 거예요. 우리가 자주국방이라고 하는 거는 한미동맹을 기초로 해서 우리가 싸울 의지, 1차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군이 오기 전까지 우리가 버텨서 우리가 싸우겠다라고 하는 그러한 스스로의 승전 의지와 자신감이 있을 때만이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거든요. 아니, 준비도 안 해놓고 있다가 전쟁 터지고 10일 만에 무너지면 오겠어요, 그 사이에 미군이? 그렇잖아요. 우리가 최하 3주에서 4주는 버텨야 되거든요, 우리 힘으로.
◇ 김형준> 증원 전력 오려면 시간이 걸리죠. (미국)본토에서 증원 전력 오려면요.
◆ 박선원> 그 때까지 우리가 버텨줘야 우리가 전쟁을 승리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동북아에서 한미 간에, 또 민주 진영이 버틸 수 있잖아요. 이러려면 한국이 싸우겠다는 자주국방 의지가 필요한데 안 한단 말이에요 저 사람들은. 근데 우리 진보 정권은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하고 믿고 거래가 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