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마치고 나서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을 반긴 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환호성 이었다. 시정연설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 밖에서 고성을 내질렀다.
이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민주당 의원들은 통로 주변으로 대열해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보냈다.
			
		
이 대통령과 첫 악수를 나눈 의원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였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자, 이 대통령은 오른손을 가볍게 내밀며 악수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좌우를 살피며 다른 의원들과 악수했다.
연단에 오르기 전 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고, 야당석을 바라보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말했다. 시정연설 도중에는 여당석과 야당석을 동시에 가리키며 "여야 간 입장차가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난다"는 말로, 국민의힘 측 보이콧을 다시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마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에 앞서 우 의장은 이 대통령 입장 전 "작년 예산안 시정연설 때는 시정연설을 하셔야 할 대통령께서 참여하지 않았다"며 "오늘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고 첫 연설인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 안 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범여권 의원들은 약 22차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말하자 여당석에서는 환호성까지 쏟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퇴장하기 직전에는 "이재명"을 수차례 연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 탄압'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회의장 밖에서 긴급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9시 39분쯤 이 대통령이 국회 로렌터홀로 들어서자, 국민의힘 쪽에서는 "재판받으세요", "꺼져라" 등 고성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우 의장과 함께 사전환담장으로 향했다.
시정연설 내용에 대한 여야의 반응도 극명히 엇갈렸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시정연설 직후 논평을 내고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은 국민과 함께 인공지능(AI) 시대의 문을 열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백년대계를 만들 초석"이라며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만 이용하는 국민의힘의 이중적 행태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내년도 예산은 국민의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 정권이 제출한 728조 원 슈퍼예산은 정적을 겨냥한 권력의 칼끝이 서린 정치 예산"이라며 "국민의힘은 이 반(反)협치 폭주 앞에서 국민의 혈세가 권력 유지에 쓰이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철저히 예산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