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문보경. 연합뉴스
한화 노시환. 연합뉴스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에서 벌어진 국가대표 3루수 쟁탈전에서 문보경(LG 트윈스)이 활짝 웃었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S에선 양 팀의 3루수 문보경과 노시환의 맞대결도 뜨거운 관심사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한국 대표팀의 주전 3루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이 포스트시즌(PS) 매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문보경과 노시환에겐 류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절호의 기회다.
두 선수 모두 주 포지션인 3루수 외에 1루수도 소화 가능하다. 하지만 더 편한 포지션을 맡아야 자신감이 붙고, 타격감도 올라오기 마련이다.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1차전은 막상막하였다. 나란히 2안타를 친 가운데 문보경은 2타점을 올렸고, 노시환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LG의 8-2 승리로 문보경이 웃었다.
27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2차전은 문보경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5타수 4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러 팀의 13-5 대승에 앞장섰다. 이날 문보경은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올라 상금 100만 원까지 받았다.
문보경은 7-5로 바짝 쫓기던 4회말 승부를 가른 결정타를 날렸다. 2사 만루에서 좌완 김범수의 초구 커브를 통타해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8회말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까지 쏘아 올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정규시즌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점도 고무적이다. 올 시즌 내내 4번 타자 자리를 굳게 지켜왔던 그는 지난달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처음으로 5번 타순으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9월 타율이 0.158에 그친 탓에 지난 1일 최종전에선 7번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는 2차전 후 "오랫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아서 타격에 관한 잡생각을 버리고 훈련에만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경엽 LG 감독은 "KS를 앞두고 손목 상태가 약간 안 좋아서 타격 타이밍을 잡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이 과정을 통해 타격감을 회복한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베테랑 김현수에게 4번 타자 자리를 양보했지만 5번 타순에서 폭발한 문보경은 "타순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3루수가 아닌 1루수로 출전한 데 대해서는 "그동안 1루 수비도 많이 봐서 편했다"며 씨익 웃었다.
노시환의 타격감도 나쁘지는 않았다. 1회초 문현빈의 2점 홈런이 터진 뒤 곧바로 선발 임찬규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백투백 홈런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후 침묵한 노시환은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에 그쳤다.
여기에 치명적인 악송구가 겹쳐 고개를 숙였다.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모두 3루수 자리에서 나온 실책이라는 점에선 류 감독에게 감점받을 만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노시환의 실책에 대해 "코멘트 안 하고 싶다"며 답을 피했다.
한편 홈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해 우승 확률 90.5%(21회 중 19회)를 잡은 LG는 오는 29일 3차전이 열리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