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과월지 야경. 경주시 제공'2025 APEC 정상회의' 주간이 27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개최지인 천년고도 경북 경주가 '빛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경주의 대표 야경 명소로 꼽히는 동궁과 월지, 월정교, 첨성대, 대릉원은 APEC을 통해 변화의 중심에 섰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 태자가 머물던 별궁 및 연못 유적지로, 연못 수면과 전각 호안석축을 중심으로 은은한 야간조명이 설치돼 산책과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월정교는 2018년 복원된 신라 궁성과 남쪽을 잇는 교량으로, 밤에는 따뜻한 분위기의 조명이 켜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APEC 기간인 오는 29일 이곳에서는 '한복의 멋'을 세계에 알리는 패션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첨성대 미디어파사드. 경주시 제공첨성대는 외벽 전체를 미디어파사드로 활용해 신라 천문학자의 별 관측 장면, 은하수·유성우·혜성이 쏟아지는 영상 등을 상영하며 야간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대릉원 주변 고분군에도 조명과 영상을 흐르듯이 설치해, 고요한 밤에 역사 속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APEC을 앞두고 경주시와 경북도는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문관광단지 일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약 150억 원을 투입해 보문단지와 주변 보행로, 조명시설, 수상공연장 등을 정비했다.
특히 보문호 호반광장에는 신라 건국설화인 박혁거세 탄생을 상징하는 15m 높이의 알 모양 조형물과 APEC 상징 조형물을 설치했다. 또 멀티미디어쇼 및 빛의 산책길, 포토존 등도 마련했다.
보문호 수상 공연장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멀티미디어쇼가 열리고 있다. 경주시 제공APEC을 전후해 경주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
우선 야간 미디어아트쇼는 보문단지와 대릉원 등에서 다음 달 16일까지 진행한다. 또 황단길과 황남고분군 일대는 AI·XR 골목영화관으로 변신해 골목 담장과 공원이 스크린으로 변신한다.
크로스컬처 페스티벌과 전통공예 전시, 댄스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국제·재래 문화행사도 국내외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한 야간조명과 미디어아트 등의 시설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가능한 야간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의 찬란한 역사유적과 첨단과학 기술을 접목한 야간 경관을 세계에 알리고 천년고도 경주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