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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부산서 세기의 담판? 갈등 임시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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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계 무역질서가 재편되는 격랑 속, 경주 APEC 정상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외교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관세 담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여부, 북한 변수 등이 맞물리며 복잡한 셈법이 오간다. CBS노컷뉴스는 연속기획 'APEC 2025, 협력과 경쟁'을 통해 정치·외교·경제 분야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APEC 2025 협력과 경쟁⑤] 전세계 이목 쏠린 美中 부산회담…'무역전쟁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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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한미협상 타결 임박? APEC 노딜 가능성도
②발표만 남았다…원자력협정 개정 '숙원' 이뤄지나
③트럼프 "北은 뉴클리어 파워, 만나고 싶다"…김정은 선택은?
④ 4대그룹 총수부터 젠슨황까지 APEC 집결…'깜짝 빅딜' 기대도
⑤트럼프-시진핑, 부산서 세기의 담판? 갈등 임시봉합?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30일 부산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간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 시작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세기의 담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 이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양국은 부산회담에서 두 정상이 사인할 합의안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미 어느정도 이뤘다. 다만, 해당 합의안은 갈등을 일시적으로 봉합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보다 우세하다.

희토류·펜타닐·대두·틱톡 등 '적정 수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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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의 큰 그림은 이미 그려진 상태다. 지난 9일 중국이 희토류와 그 가공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강화조치를 내놓자, 미국이 중국에 100%의 추가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양측간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또 한번의 무역협상을 통해 양측은 양보안을 마련했다.

지난 25~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중간 5차 무역협상에서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경제·무역 분야 의제와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협상 뒤 미국은 "최종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고, 중국도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기본 뼈대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1년 유예하고, 미국은 추가관세 부과를 취소하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무역협상 뒤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저와 제 중국 카운터파트인 (허리펑) 부총리는 (무역 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며 이같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또 "우리가 끔찍한 펜타닐 위기를 통제하는 데 중국이 도움을 주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 농부들을 위한 대규모 대두 및 농산물 구매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의제에 대해서도 의견접근을 이뤘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밖에도 중국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내용의 '틱톡 합의'와 관련해 "우리는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오늘 기준으로 모든 세부 사항이 조율됐으며, 그 합의를 두 정상이 목요일(30일) 한국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양국은 최근 갈등의 도화선이 된 희토류 수출통제 문제는 물론 현재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20% 추가관세의 원인인 합성마약 펜타닐 유통 문제,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대규모 구매,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끌어온 틱톡 문제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기본 합의를 이뤘다.

국제정치학자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중이) 매우 우호적인 회담을 할 것"이라며 서로 큰 충돌을 피하면서 결국 '적정 수준'의 합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무역갈등 임시 봉합하겠지만 언제든 재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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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양국 간 이번 정상회담이 '세기의 담판'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차 무역협상을 통해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기는 했지만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보다는 잠시 뒤로 미뤄놨을 뿐이기 때문이다.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만 해도 중국은 이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1년간 유예했을 뿐이다. 관련해 중국의 유력 경제학자인 셰궈충은 27일 SCMP 기고문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방향과 관계없이 중국이 최근 밝힌 희토류 수출 규제를 철회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민간 분야에서는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유예할 수 있지만 대미 군수용 희토류 수출통제는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미국은 첨단 무기 분야에 필요한 희토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과 경제 전쟁의 불을 다시 지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벌어진 1차 무역전쟁에서 미국에 끌려다녔던 중국은 2기 행정부에서는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내세워 미국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강공을 이어가던 미국이 지난 5차례의 무역협상에서 매번 작전상 후퇴를 선택한 것도 희토류 덕분이다.

따라서 중국 입장에서는 '비장의 카드' 희토류를 계속 써먹을 가능성이 높다. 희토류는 항공·우주, 전기차와 배터리, 로봇, 드론과 레이저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두루 쓰이는 핵심 소재로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정제·가공의 9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 미국산 대두 구매 약속 등도 1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1차 무역전쟁 당시에도 농산물 등 2500억달러 어치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지키지 않았다. 최근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당시 합의 이행을 점검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잠시 미뤄둘 뿐…美中 패권경쟁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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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근본적으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로봇, 양자컴퓨터 등 첨단산업 분야 기술경쟁, 그리고 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 등 각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국간 패권경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꺼낸 것도 지난 9월 열린 4차 무역협상에서 틱톡 매각이라는 선물을 챙겼음에도 미국 당국이 제재 대상 중국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도 자동으로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 조치를 취하며 중국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해당 조치는 미국의 제재 1호 중국 기업인 화웨이 같은 빅테크 기업이 자회사나 합작회사 설립 등 우회로를 통해 AI 반도체 등 미국의 첨단 제품과 기술에 접근하는 길을 원천차단하는 것으로 기술독립을 추구하려는 중국 입장에서는 뼈아픈 조치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현재의 무역갈등을 일시적으로 봉합하더라도 중국의 첨단산업과 기술 분야 발전을 저지하는 것이 목적인 미국의 제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에 다시 공격적으로 나설 것(셰궈충)"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동시에 지금은 잠시 후순위로 밀린듯 보이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와 같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현재는 양국이 동아시아에서의 더 큰 갈등을 피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에 무력 충돌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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