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증권사 대표들이 코스피 지수 4000 돌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천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 상승률이 주요 20개국(G20) 중 압도적 1위에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27일 코스피가 4042.83으로 장을 마쳐 올해 상승률이 68.5%라고 밝혔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31%)과 일본(24%), 중국(18%), 유럽연합(EU·16%), 미국(15%) 등을 제치고 G20 중 압도적 1위 기록이다. 10월 상승률도 18.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연간 상승률은 역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는 1987년 92.6%, 2위는 1999년 82.8%, 3위는 1988년 72.8% 등이다. 특히 1~3위 기록 당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0%가 넘는 고성장 시기였지만, 올해 0.9%(한국은행 기준)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다.
'4천피'는 3천 진입 이후 4년 9개월 만에 이뤄낸 것으로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1천에서 2천까지 18년 4개월, 2천에서 3천까지 13년 5개월이 소요됐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올해 첫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9월 10일(3314.53) 이후 한 달 반 만에 599조원 이상 증가했다.
거래소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외국인 투자자 유입, 정부 정책 등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현재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반도체 업황과 전망이 개선되며 전기전자 업종이 9월 이후 56.4% 오르는 등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도 9월 7조 4천억원에 이어 이달 27일 현재 5조 9천억원 순매수했다.
여기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및 집중투표제 등 상법 개정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했고, 정부의 불공정거래 엄정대응 방침으로 투자심리와 시장 신뢰도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AI 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전망과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등으로 추가 랠리가 이어져 '5천피'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와 환율 변동성 및 관세 불확실성 지속은 경계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은 이날 오후 열린 기념식에서 "코스피 4천은 주주가치 중시 경영의 결실로 그간 억눌려온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신산업 중심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코스피 5천 및 코리아 프리미엄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며 자본시장이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영상축사를 통해 "정부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지속되고 실제 투자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 출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