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오른쪽)과 여한구 통성교섭본부장이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광주시를 찾아 강기정 시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실패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실이 지역 민심을 직접 청취한 자리였지만, 뚜렷한 대안이나 메시지는 나오지 않는 등 빈손 면담에 그쳤다.
27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광주시청을 방문해 강기정 시장과 30여분 동안 비공개로 만났다.
이번 면담은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무산 이후 지역 민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특정 현안을 가지고 지방자치단체를 직접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용범 실장은 별도의 언론 브리핑 없이 면담을 마친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고, 대신 강기정 시장이 백브리핑을 통해 면담 내용을 전했다.
강기정 시장은 "컴퓨팅자원이 광주에 집적돼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대통령 공약의 중요성과 현 상황의 엄중함은 대통령실에서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국가AI컴퓨팅센터가 해남으로 간다고 해도, 광주가 AI 3강으로 가기 위해서는 별도의 컴퓨팅자원 집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면담은 구체적인 대안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광주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며 "대통령실이 지역 민심의 무게를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방문이 광주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책실장 방패막이'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과 함께 허탈감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담에서 광주 정치권이 제안한 국가 데이터센터 확장, 국가 AI연구소 설립, AI실증센터 구축 등 구체적인 대안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강기정 시장은 "APEC 이후 하정우 대통령실 미래기획수석과 만나 별도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광주가 AI 선도도시로 자리 잡은 만큼, 컴퓨팅자원 추가 확보와 AI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정부의 시급한 후속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