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장경자 81세 순천대 4학년생 "내년엔 대통령 오시길"[영상]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4살 여순사건 때 아버지 여읜 후 신산의 세월
재심→무죄→순직 인정
팔순에 사학과 공부 이어 대학원 진학도 희망
"내년 정부 추념식에 꼭 이 대통령 참석, 여순사건 유족들에 힘 실어달라"

장경자 여사가 순천대 교내에 설치된 여순사건 표지판을 가리키고 있다. 고영호 기자장경자 여사가 순천대 교내에 설치된 여순사건 표지판을 가리키고 있다. 고영호 기자
'여수·순천 10·19사건' 제77주기를 맞았다.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2007년부터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순사건 유족이자 순천대학교 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장경자 여사(81)를 22일 순천대 교내에서 만났다.

1945년 해방둥이인 장 여사는 4살 때인 1948년 여순사건 와중에 아버지(고 장환봉 1920년생·당시 29세)를 여의었고 이후 인생은 신산(辛酸)의 세월이었다.

102세에도 여전히 건강한 친정 어머니의 한맺힌 심정은 이루다 말할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북 남원시 금지면 출생인 아버지는 남원시 주생면 선산에 가묘로 모셨다.

순천 철도 기관차사무소에서 근무했던 아버지는 순천역과 가까운 이수중학교 근처에서 진압군에 숨졌지만 지금까지 표지판 하나도 없어 장 여사는 추모관 건축까지 생각하고 있다.

장 여사는 2007년까지만 해도 아버지의 기일 정도를 추모했을 뿐이지만 2008년 국가기록원에서 아버지의 기록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유족 활동에 나서게 됐다.

2013년 재심 개시 결정 이후 2017년부터는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외롭게 진행했다.

2020년 1월 20일 아버지는 최종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2022년 5월에는 정부에서 공무상 사망으로 '순직'이 인정됐다.


장 여사는 아버지를 앗아간 여순사건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78세 때인 2022년 순천대 사학과에 22학번으로 최고령 입학하면서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내친김에 대학원까지 석·박사 과정 진학도 준비하고 있다.

여순사건 학살터이기도 한 순천대 교정 한 구석의 잘 보이지 않던 곳에 있던 여순사건 안내판을, 고영진 전 순천대 총장 시절 장 여사가 구내 도로변 잘 보이는 곳으로 옮기게 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2019년 유족활동 당시 장경자 여사. 고영호 기자2019년 유족활동 당시 장경자 여사. 고영호 기자
장 여사는 현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2023년 고흥, 2024년 보성에 이어 2025년 구례에서 열린 여순사건 정부 합동 추념식도 모두 국무총리가 왔을 뿐 대통령은 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다만 여순사건 발발일인 19일 페이스북에 "다시는 국가폭력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책임의식을 갖고, 이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2021년 제정된 '여순사건 특별법'에 따라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다시 한번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밝히는 데 그쳤다.

장 여사는 "내년 추념식에는 꼭 이 대통령이 참석해 여순사건 유족들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여순사건 유족들이 평생을 피눈물나게 고생하고 억울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대통령이 국가폭력을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