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스케이프'로 재탄생할 노들섬의 남쪽 전경 조감도. 서울시 제공서울 도심 한가운데 한강 위 인공섬 '노들섬'이 반세기 넘는 부침 끝에 세계적인 문화예술섬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21일 오전 10시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완공 목표는 2028년이다.
1917년 일제강점기 인공섬으로 조성된 노들섬은 1970년대 유원지 개발이 무산된 뒤 장기간 방치됐다. 이후 2005년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에 따라 2006년 한강예술섬으로 조성될 예정이었으나 서울시장 교체로 무산돼 2011년에는 주말농장으로 사용됐다. 이후 2019년 다시 '음악섬'으로 운영됐지만 서쪽 공연장 등 일부만 활용되며 공간 활용률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번 사업은 노들섬 전체를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핵심이다. 기존 복합문화공간을 유지하면서 산책로, 수상정원, 공중보행로 등을 새로 조성해 한강의 자연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살린다.
설계를 맡은 이는 런던의 '롤링 브릿지', 뉴욕의 '리틀 아일랜드'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 그는 한국의 산과 음파(音波)를 형상화한 '사운드 스케이프(Sound Scape, 소리 풍경)' 구상을 통해 노들섬을 입체적 예술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야경 조감도. 서울시 제공
핵심 시설인 '하늘예술정원'은 7개의 비정형 꽃잎 모양 공중정원으로, 시민이 한강 위를 걸으며 서울 전경과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또 한강대교 하부에는 미디어파사드(디지털 콘텐츠를 구현할 외벽)가 설치돼 한강버스 승객들에게 볼거리가 제공된다.
총사업비는 3,704억 원. 올해 수변부 공사를 시작으로 내년 중반 지상부를 착공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들섬은 서울의 일상을 바꾸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한강 전역이 세계적인 예술 무대로 확장되도록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오 시장과 토마스 헤더윅을 비롯한 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재즈 밴드 공연과 포토버스 등 시민 참여형 축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