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어떤 방식으로든 합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내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초대된다면 그것이 3자 회담이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나를 만나는 셔틀 방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동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러시아에 우호적인 헝가리가 미·러 회담 장소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다페스트는 이 회담에 가장 적절한 장소는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를 사방에서 가로막는 총리가 우크라이나인에게 긍정적인 일을 하거나 균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헝가리의 지도자인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친러시아 성향으로 평가된다.
또 러시아가 제시한 평화 조건에는 돈바스 전역에서의 우크라이나군(軍) 철수 등이 포함됐다며, 해당 조건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7일 백악관 방문 당시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변함없다'는 점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시스템 25기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관련 추가구매를 위한 계약을 준비 중에 있다며, 구입 자금은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활용'에서 나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 공격으로 인한 에너지 인프라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 겨울 유럽과 미국, 아제르바이잔에서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8천억 원) 상당의 가스를 수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스 수입비용 충당을 위한 자금 조달도 국제 동맹국들과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종전 조건 수용을 압박하며, 전선 지도를 집어던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