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 연합뉴스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비상장주식 미공개 정보 이용 투자 의혹이 불거진 지 나흘 만에 처음 공식 사과 입장을 내놨다. 다만 민 특검은 일부 정치권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묵묵히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 특검은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개인적인 주식 거래 관련 논란이 일어 죄송하다"라면서도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 미공개정보 이용 등 위법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이 불거진 이후 당사자인 민 특검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15년 전 개인적인 일로 현재 진행하는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묵묵히 특별검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 송언석 대표는 "민 특검은 즉각 사퇴하고 본인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 특검은 2000년 초 태양광 업체 네오세미테크 비상장주식에 투자했다가 2010년 상장폐지 직전 매도해 1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대표 오모씨와 민 특검이 대전고-서울대 동문인 점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오씨는 2천억원 상당 허위 계산서를 발급하는 등 매출을 부풀려 소액 투자자 수천명에게 손실을 입힌 뒤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다. 이후 재판 끝에 2016년 징역 11년형을 받았다.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특검 관계자는 "(투자 당시) 동창 20~30명이 벤처 투자 식으로 같이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25년 전 매수해서 15년 전 매도한 것으로 특검 관련 사안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민 특검은 앞서 회사 관계자가 아닌 지인 추천으로 매수한 뒤 증권사 직원 권유로 주식을 팔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었다.
특검은 이날 오전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전 위원장은 불출석했다. 발목 골절 등으로 인한 수술을 진행해 출석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 전 위원장 측은 "회복하는 대로 특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금명간 수사와 공소 유지 등을 맡을 신임 특검보 2명에 대한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2배수인 4명의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된 특검보 후보 4명 중 2명을 닷새 안에 임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