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놀이터로 개조된 서울 안골 어린이공원. 서울시 제공서울 강서구 안골 어린이공원은 최근 어른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즐기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일상 풍경이 됐다.
어린이 놀이터였던 이곳은 손목과 어깨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기구와 균형감 향상을 돕는 '뱀다리 건너기' 등으로 교체돼 어르신들의 놀이공간으로 변모했다.
'서울형 어르신놀이터'다.
이 곳을 포함해 현재까지 13곳이 문을 열었다.
13곳 가운데 4곳은 기존 어린이공원을 어르신놀이터로 개조했다.
은평구 대조어린이공원은 인지력을 자극하는 장비가 들어섰고, 벤치와 소규모 광장도 함께 조성돼 휴식과 교류가 가능하다.
중랑구 까치어린이공원도 기존의 어린이 시설 대신 관절·유연성 강화를 위한 운동기구가 설치됐다.
관악구 송학어린이공원도 어르신들의 산책 및 여가 명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양천구 장수공원 어르신놀이터는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이용하며 지역의 새로운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한 이용자는 "예전엔 경로당에만 있다가 답답했는데, 여기서는 운동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니 하루가 금세 간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어르신놀이터 이용자의 9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접근성이 좋고, 연령대에 맞는 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올해 연말까지 7곳, 내년에도 5곳을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말까지 25개 자치구별로 1곳씩 조성되는 셈이다.
어르신놀이터는 손가락·손목 사용, 계단 오르기 등 어르신의 근력·균형·유연성을 고려한 20여 종의 맞춤형 운동기구가 설치되고,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 이용자도 편히 다닐 수 있도록 무장애 설계가 적용됐다.
벤치와 소규모 광장도 마련돼 자연스럽게 이웃 간 교류도 가능하다.
서울의 낡은 어린이공원이, 이제는 '어르신 놀이터'라는 이름으로 세대의 경계를 허물며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