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관련 협력 논의가 주요 목적이다. 동시에 한미 간 진행 중인 관세 협상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스타게이트를 이끄는 손 회장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에게 미국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현재 한미일 경제대화 참석 차 일본에 체류 중이며, 이후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16일 출국 예정이고, 구광모 회장도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방미 일정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미국 출장과 맞물려 있다.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기업 대미 투자와 관련한 세부 조건을 놓고 조율 중이다. 기업 총수들은 이번 협상에서 민간 차원의 지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8월 말에도 이재용·정의선 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양국 협상을 뒷받침한 바 있다.
한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 오라클 등과 함께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5천억 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손 회장은 공동 설립자이자 의장을 맡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 중이다.
삼성과 SK는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계기로 스타게이트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고성능 메모리 공급과 함께 AI 데이터센터 건설, 기술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으로, 손 회장이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첫 당선 직후 5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 모임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해 기업인들과 골프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