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이강인이 더글라스 산토스에게 저지당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브라질전 대패로 따끔한 예방 주사를 맞은 홍명보호가 파라과이를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를 치른다.
지난 10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로 대패한 홍명보호는 파라과이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단순한 승리를 넘어 월드컵 조 추첨 포트 배정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을 4개 포트(12개국씩)로 나눠 추첨을 통해 포트별 한 팀씩 같은 조에 배정한다. 개최 3개국을 제외하고 FIFA 랭킹 1~9위는 포트1, 10~23위는 포트2 등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포트가 높을수록 강팀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FIFA 랭킹 23위으로 포트2 끝자리에 걸려 있는 한국으로선 현재 순위를 유지하거나, 더 높은 순위로 올라서야 한다.
포트는 다음달 A매치 2경기 성적까지 반영해 발표되는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배정된다. 홍명보호가 파라과이에 진다면 24위 에콰도르, 25위 호주 등에 밀려 포트3로 내려갈 수 있다.
파라과이는 한국보다 14계단 낮은 37위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등 세계적 강팀을 한 번씩 꺾는 저력을 보여 참가 10개국 중 6위에 올라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소속 디에고 고메스와, 지난 시즌까지 뉴캐슬(잉글랜드)에서 6년을 뛰었으며 올해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 미겔 알미론이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 5대 0으로 패배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브라질전에서 크게 흔들렸던 스리백 수비가 파라과이를 상대로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 홍 감독이 '플랜 B'로 꺼내든 스리백 전술은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드러낸 수비 불안의 해답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브라질을 상대로 무려 5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한국이 A매치에서 5점 차 이상으로 패한 건 2016년 6월 스페인과의 평가전(1-6) 이후 9년 만이다.
최근 홍 감독이 꾸준히 스리백 전술을 가동하며 '플랜 A'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세계적 강팀들과 맞붙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통할지 냉정하게 평가받은 시험대였다. 파라과이전에서도 스리백 수비가 흔들린다면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다시 원점에서 전술을 고민해야 한다.
또 브라질전에서 유효슈팅 1개에 그친 답답한 공격도 살아나야 한다. 한국 남자축구 A매치 최다 출전 기록(137경기)을 세운 브라질전에서 침묵했던 손흥민(LAFC)을 비롯한 공격수들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