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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비 해외교류에…교장 혼자 '850만원 비즈니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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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통예고 해외문화교류사업 '도마'

학생들은 일부 자부담하는데…교장만 국비로 비즈니스석
결과보고서엔 "교직원 전원 이코노미" 허위 기재 의혹도
학부모 동의 없이 학생 홈스테이 배정…교사들은 호텔에
문체부, 해당 학교 예산 집행 등 감사 착수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항공기 비즈니스석. 연합뉴스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항공기 비즈니스석. 연합뉴스
학생과 다른 교사들은 모두 이코노미석에 탔는데 혼자서만 무려 850만원 상당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서울 소재 한 국립고 교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학생들은 일부 비용을 자부담했지만 교장은 전액 국비 지원을 받아 떠났던 해외 문화교류 활동에서였다.

5일 CBS노컷뉴스와 국회 문체위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해외문화교류 활동에 참가할 때 당시 교장이었던 A씨도 동행했다. A씨는 판소리 명창 출신이다.

이때 A씨는 850만원 상당의 비즈니스석을 탄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 35명과 인솔 교사 5명은 교장이 탄 운임의 3분의 1도 안 되는 240만원 상당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해당 문화교류 활동은 국립전통예고가 매년 '아리랑 예술단'이라는 이름으로 국악 공연을 다니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활동에서 교장을 포함한 교직원들은 전액 국비 지원을 받았다. 반면 학생들은 1인당 400만원 가까이 부담했다고 한다.

A씨는 이외에도 연 평균 2~3차례 학교 해외문화교류 프로그램에 동행했고, 그때마다 매번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한 번은 학교 측이 A씨도 다른 교사들과 같이 이코노미석을 탄 것처럼 속인 가짜 보고서를 작성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 체류 중 학생들은 교장, 교사에 비해 훨씬 열악한 곳에서 숙소 생활을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박 12일 일정 중 일부는 현지 한인가정에 '홈스테이'로 머물러야 했지만 학부모와는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
활동을 지켜 본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전 공지 없이 현지에서 학생 5~6명씩 조를 짜서 갑자기 홈스테이로 떠맡기듯 배정했다"며 "교사들은 호텔에서 머물고, 학생들은 매일 아침 호텔 로비로 모이면 교사들이 인솔해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교사들이 별도 숙소에 머물러 학생 보호 책임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학교 측이 제출한 호텔 청구서에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모두 뉴저지 H호텔과 워싱턴 D호텔에 각각 5박 6일씩 머물렀다고 기재돼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은 더구나 당초 학생들을 홈스테이에 보냈던 사실 자체를 한동안 부인했다.

실제로 학교가 김재원 의원실에 제출한 '2024년 미국 문화교류 예산 집행서'에는 참가자 41명 전원의 숙박내역이 '호텔 10박'으로 찍혔다. 총 비용과 지출은 5천만원 안팎씩이었지만 여기에 홈스테이 관련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또 학부모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정통신문이나 문자 등 증빙자료 제출 요구에도 "자료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문체부는 국립전통예고의 해외문화교류 사업을 비롯해 학교 운영 예산 집행 문제 등 의혹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학생들에게는 자부담을 강요하면서 교장은 비즈니스석을 타고 국비로 해외를 다니는 '황제식 해외문화교류'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문체부는 철저한 감사와 제도 개선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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