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류영주 기자코스피가 사상 첫 35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는 추석 연휴 직전인 2일 장중 3650선을 돌파한 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3649선에 마감해 연휴에 들어갔다. 이날 장중 삼성전자는 9만원으로 신고가를, SK하이닉스는 처음으로 40만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7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과거 10년 간 추석 연휴 전 증시 수익률은 부진했지만, 직후는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과 2023년을 제외하면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의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0.7%, 0.6%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보고서도 2024년까지 과거 10년 동안 추석 전 일주일 동안 평균 -0.43%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던 코스피 지수가 추석 연휴 이후 일주일 동안 +0.51%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이달 3600선 위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하단은 3200선으로 밑으로 잡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10월 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 밴드를 3150~3650 사이로 제시했다.
교보증권 3365~3650, 키움증권 3250~3650, 삼성증권 3250~3600 등은 3600선까지 예측했다. 또, 한국투자증권 3200~3500, 대신증권 3150~3550이다. 삼성증권은 4분기 상단으로 3700을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도 4분기 코스피 타깃은 3200~3700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낙관론은 실적 모멘텀과 정책 기조 유지 등에 기대고 있다.
삼성증권 양일우 연구원은 '상승지속, 모멘텀 조절' 보고서에서 "미국 주요 IT, 금융 기업들의 실적 시즌에 한국 증시도 반등 기회 모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 기업의 단기 이익 전망치가 다양한 업종에서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유명간 연구원은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6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18%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며 "반도체 등 IT 업종은 이익모멘텀 개선으로 실적치가 컨센서를 크게 하회할 가능성은 낮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정체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가 이어지면서 지수 하락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진행되겠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인플레 지표 등 대외 변수에 유의해야 하는 시기"라고 봤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 요인들은 당분간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10월을 포함해 중기적인 방향성은 상방으로 잡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강세 요인으로는 정책 모멘텀 회복과 미국 AI 수요 확장성,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을 꼽았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들의 순매수 증가와 함께 에너지,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 제고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4분기 코스피는 10월 중 미국과 무역협상 우려 고조, 원달러 환율에 따른 수급 이탈, 기술적 조정 시기 도래에 따라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며 "당장은 가격 변동성 유발하지만 3분기 실적 시즌을 양호하게 통과하고 내년 견조한 실적 전망을 고려할 때 기존 상승 추세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높은 기대치에도 환율, 물가, 대내외 변수 등이 상존하는 가운데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라는 경계감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풍에 대비할 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익 전망치는 높아지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을 좌우하는 환율도 부담 레벨로 올라간 상태"라며 "이익과 환율 변화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 정부 셧다운 부담과 일본 정치 환경을 꼽았다. 과거 흐름을 볼 때 셧다운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에 불리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3500선대 도달 시 밸류에이션과 가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4분기 중 조정 국면 전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추석 연휴를 앞둔 데 따른 차익실현 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며 "10월에는 코스피가 약세로, 글로벌 증시 대비 언더퍼폼하는 계절성이 뚜렷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