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미국 측에 양해각서(MOU) 수정안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이뤄진 인터뷰에서 "건설적인 수정 대안을 디테일하게 만들어 미국 측에 보냈다"며 "아직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률가들과 작성한 수정안은 영문 5장 분량으로, 지난달 11~13일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통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김 실장은 "우리는 최대한 충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MOU 수정안에 이어) 미국 요구에 맞추려면 한·미 간 통화스와프가 필요조건이라는 얘기까지 전달했으나,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측은 지난 8월 초 보내온 투자펀드 MOU 초안에서 '캐시 플로우(cash flow)'라는 표현을 쓰면서 3500억 달러 대부분을 직접 지분 투자로 요구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기존 합의에선 대출·보증 방식이 주를 이뤘다며 반발했다.
김 실장은 한·일간 협상 속도 차이에 대해선 "일본은 MOU의 '비구속적'(non-binding), '국내법 우선' 등의 문구를 통해 방어가 된다고 본다"며 "다만 일본과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다른 우리로선 MOU 단계부터 바짝 정신 차리고 철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측이 일본과의 MOU 안을 보내며 압박했다는 사실도 공개하면서 "비공식적 경로로는 '한국을 밟는다고 밟아지는지 한번 보라, 밟는 발도 뚫릴 것' 같은 말도 주고 받는다"고 했다.
교착 상태인 협상 국면 타개를 위해선 "한·미 양국 협상팀이 7월 31일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관세 협상을 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협상한 내용을 지키려고 하고, 또 감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양국에 제일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시점이 '협상의 분수령'이라며 "많은 메시지가 미국 측에 전달됐고 어떤 식으로든 곧 화답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다음부터는 조금 진지하게 앉아서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낙관하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는 해피엔딩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