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위원장이 대법원에 대한 현장검증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위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에 대한 현장 국정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대법원 현장 국정감사를 추가하는 내용의 '2025년도 국정감사 계획서 변경 안건'을 재석 16명 중 찬성 10명, 반대 6명으로 가결했다.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 관련 소요예산 산출 근거와 이재명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 판결 과정의 정당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기존 10월 13일 대법원 국정감사 일정에 10월 15일 하루를 더 추가해야 한다며 국정감사 계획서를 변경했다. 또 감사 장소도 대법원으로 결정해 현장 검증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간사 김용민 의원은 "사태의 본질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만났느냐가 아니라 조 대법원장이 왜 전원합의체 판결을 성급히 결론 내려 대선에 개입했느냐"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민이 공분했고, 이에 대한 답을 들어야 해서 현장에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 조 대법원장이 나오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정치 한복판에 끼어들어 사법부 독립을 정면으로 깨뜨린 건 조 대법원장이다. 조 대법원장 '나으리'가 국민 앞에 나오는 게 번거롭다면 저희가 직접 찾아가 알현토록 하겠다. 로그 기록도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재판 사건과 관련된 대법관 10명이 이틀간 6만 쪽에 달하는 사건 수사 기록을 모두 검토할 수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판결 과정의 전자문서 접속 로그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한 것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법원 현장검증 동의서를 기습적으로 날치기 통과시킨 것에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고, 곽규택 의원은 "갑자기 오늘 청문회에 불출석했다는 이유로, 보복성으로 대법원장과 대법관 판사들까지 일반 증인·참고인에 끼워 넣어 표결하려는 것은 사법부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걸 보면서 민주당이 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민주당이 맞나"라며 "이재명을 위한 사당으로 완전히 변질된 것 같아 고통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