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비롯한 이민자 구금시설에 군 병력을 배치하고, 필요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전쟁으로 황폐화된 포틀랜드를 지키기 위해 군 병력을 제공하도록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우리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ICE 시설이 "안티파(Antifa), 그리고 다른 국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포위된 상태"라며 "필요하다면 전면적인 무력 사용을 승인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지난 24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ICE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에 대한 대응의 일환이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는 총격범이 새긴 'ICE 반대(ANTI-ICE)'라는 문구가 기록돼 있었다.
미 정부는 이를 근거로 불법이민 단속 정책에 대한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저항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파시즘·인종차별 운동인 '안티파'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우익 청년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에도 정치적 폭력을 선동하는 좌파 단체가 배후에 있다면서 안티파 등에 대한 수사를 거듭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병력 투입을 결정한 포틀랜드는 미국 내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자, 안티파 운동의 근거지로 분류된다.
포틀랜드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기간인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ICE 등 연방 건물 다수가 공격을 받았다.
국방부 뿐 아니라 법무부도 대응에 나섰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ICE 시설 주변에서 시위대와 연방 요원이 충돌한 사건을 언급하며 "법무부 요원들을 ICE 시설, 그리고 ICE가 포위당하는 모든 곳에 배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