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본회의장. 성남시의회 제공전 의장의 직무정지로 3개월째 의장 없이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경기 성남시의회가 또다시 의장 선출을 미루면서 의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25일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협의회는 지난 22일 열린 제30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장 보궐선거를 위한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의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안광림 부의장(국민의힘·바 선거구)이 이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으면서 보궐선거없이 임시회는 마무리됐다.
이로써 새로운 의장 선출은 제306회 임시회가 열리는 10월 17일쯤 가능할 전망이다.
시의회는 후반기 의장이었던 이덕수 의원(국민의힘·바 선거구)이 지난 6월 비밀투표 위반 논란으로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아 의장직을 사임하면서 3달째 의장 공석 사태를 맞고 있다.
이에 민주당 측은 "현재 시의회는 의장 궐위로 의회를 대표하고 사무를 감독하는 핵심 기능이 정지된 상태"라며 "지방자치법 제61조에 따라 조속히 의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7월 임시회에서도 보궐선거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덕수 전 성남시의회 의장. 성남시의회 제공시의회 안팎에서는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이 의원을 다시 의장 후보로 내세운 국민의힘이 이탈표를 우려해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월 30일 안 부의장을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경기도당이 당규 위반 등의 이유로 안 부의장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자 재투표를 거쳐 이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직무정지된 전 의장을 의장 후보로 선출한 데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시의회 구성은 국민의힘 소속 17명·민주당 14명·무소속 3명으로, 국민의힘에서 단 1개의 이탈표만 나와도 의장직을 민주당에 내줄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전 의장을 다시 의장 후보로 선출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걸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도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부분열을 우려해 이탈표가 생기지 않게 결속을 다지기 위해 의장 선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용한 대표의원(하 선거구)은 "안 부의장이 의장 업무를 문제 없이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의장 선출보다는 기존 의사 일정을 우선 처리했다"며 "안 부의장, 소속 의원들과 10월 열리는 임시회에서 원포인트로 의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