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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안보리 공개토의 주재…"AI, 맹수도 더피도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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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상 첫 주재…"AI 관련 새 거버넌스 모색해야"

"80년 전 유엔 출범시 '핵무기'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AI"
"AI는 새끼호랑이…사나운 맹수도, 사랑스런 더피도 될 수 있어"
"대비 못하면 기술격차가 '철의 장막' 넘는 '실리콘 장막' 작동"
"안보리 책임 더욱 막중…변화한 안보 환경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국, APEC AI 이니셔티브 추진…AI 협력 주도에 앞장설 것"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에 앞서 약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에 앞서 약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AI(인공지능)와 국제 평화·안보'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공개토의의 의장을 맡아 1시간가량 진행했다.
 
이 대통령이 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한 것은 한국이 올해 안보리 의장국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 전 약식브리핑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특히 AI 관련해 전 유엔 회원국을 대상으로 열리는 첫 공개 토의의 주재를 맡게 돼서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오늘날 AI 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국제적인 안보 환경까지 급격히 바꾸고 있다"며 "80년 전 출범 당시 유엔의 주요 관심사가 '새로 등장한 핵무기 위협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였다. 이제는 AI라는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걸맞은 새로운 거버넌스를 모색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유엔 총회에서 'AI와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공개 토의를 제안한 이유도 많은 회원국들의 지혜를 모으고,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라며 "'평화, 안보 그리고 인류를 위한 AI'를 위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이 대통령은 개회 선언과 의제 채택 등을 하며 토의를 진행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통령님, 총리님, 고위급 대표들을 환영한다"며 "여러분께서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것은 우리가 논의하는 주제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앞에 안보리 잠정 의사규칙 제 37항, 39항, 그리고 안보리 기존 관행에 따라 참석을 요청한 발언자 명단이 있다. 회의에 참석토록 요청할 것을 제안드린다. 특별한 반대가 없으므로 결정됐다" 등을 발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기도 했다.
 
2번째 의제에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브리핑을 요청했고, 3인의 의제 브리핑 이후에는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발언을 잠시 하도록 하겠다"며 발언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세 분의 말씀을 듣다 보니 '현재의 AI는 새끼 호랑이와 같다'라고 하던 제프리 힌튼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며 "우리 앞의 새끼 호랑이는 우리를 잡아먹을 사나운 맹수가 될 수도 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더피'가 될 수도 있다. 똑같은 칼도 요리사에게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훌륭한 도구지만 강도에게는 그저 남을 해치는 위협적인 무기"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특히 AI는 지식과 정보 처리 전 과정에서 가장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발명품이고, 심지어 스스로 인간처럼 판단과 결정까지 내릴 수도 있다"며 "AI를 잘 활용한다면 저성장, 고물가 같은 난제를 해결해서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어내고 의료, 식량, 교육 등 여러 문제에 해답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채 끌려간다면 극심한 기술 격차가 '철의 장막'을 능가하는 '실리콘 장막'으로 작동해서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명과 암이 공존하는 AI시대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 방법은 국제사회가 단합해서 '책임 있는 이용'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뿐"이라며 "만일 많은 전문가의 경고대로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하고 멸종시킨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에 걸맞은 인류 공통의 규범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력이 곧 국력이자 경제력이자 안보 역량인 시대, 과거 '러다이트 운동'처럼 기술 발전을 역행시키는 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며 "각국 정부와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모두를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로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협력을 거듭 당부했다.
 
안보리를 향해서도 "특히 안보리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수많은 사람의 삶과 생명이 달린 국제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 그리고 동시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안보리는 그간 테러리즘, 사이버 공격, 팬데믹 같은 진화하는 위협에 적극 대처하며 국제사회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 왔다. 이제 인공지능 시대에 변화한 안보 환경을 분석하고 공동의 대응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서울 선언'을 채택해 '안전, 혁신, 포용'의 3대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의장국으로서 AI의 혁신이 인류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며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주도하는 길에 앞장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1시간 가량 토의를 주재한 후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의사봉을 넘기고 회의장을 떠났다. 다자회의에서는 회의를 주재하던 정상들이 일정에 맞춰 차석급에게 회의 진행을 맡기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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