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이 결국 '무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다.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3일 자당 의원들에게 '이달 2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선다'는 내용의 공지 메시지를 보냈다.송 원내대표는 메시지를 통해 "민주당은 기어이 25일 본회의를 개최해 쟁점이 해소되지 않고, 졸속 처리된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이에 우리 당은 당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의원들은 본회의 무제한 토론을 대비해 사전에 일정을 조정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아울러, 이 시간 이후부터 해외 활동 및 일정은 전면 금지됨을 알려드린다"고 못 박았다.
이번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은 본회의장 등 국회 경내를 필히 지켜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어 "정확한 법안 건수 및 본회의장 지킴 조 편성(안)은 확정되는 대로 공지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민주당은 25일 본회의에 쟁점법안을 포함한 69개 법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법 106조의2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종결 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하고, 이로부터 24시간이 지난 후 표결 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끝낼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개별 법안마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최소 69일간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의 반대를 무릅쓰고 검찰청 해체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일방 통과시켰다.
이날로 취임 100일을 맞은 송 원내대표는 언론 간담회에서도 "당내에서는 우리가 야당으로서 목소리를 높여도 잘 통하지 않고 거대 여당이 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한 수단이 '모든 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여당을 보면 (야당의) 반대 목소리는 아예 묵살하는 게 개혁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야당의 주장을 무시하는 게 민주주의라는 그릇된 인식에 가득 차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정부조직 개편을 위해 함께 논의해 검토하자는 야당의 충정을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