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통일교 측으로부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권성동(강릉) 국회의원이 구속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회가 권 의원의 사죄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강릉지역위는 17일 논평을 통해 "강릉은 지금 극심한 가뭄으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지역을 대표해야 할 권성동은 시민의 어려움에는 무책임했고 부재한지 오래며, 오히려 개인의 비리와 불법으로 강릉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강릉시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구속은 특정 정치인의 개인적 몰락이 아니라, 특권과 오만의 정치를 끝내라는 국민적 명령이자 강릉 정치권도 변해야 한다는 경종"이라며 "더 이상 '그래도 권성동이야'라면 강릉시민 모두는 정의에 눈감는 죄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강릉시민행동도 이날 성명을 내고 "권 의원이 구속된 것은 명백한 현행법 위반 에 의한 것으로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며 "스스로 쓰러지는 길을 걸었음에도 정치탄압을 운운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비루하고 안쓰럽다"고 밝혔다.
이어 "권 의원의 구속은 당연한 결과다. 이제 권 의원은 친구 윤석열과 함께 같은 곳에 정식 수감됐고, 아주 오랫동안 그곳에 계속 있게 될 것"이라며 "(이번 구속은) 감옥에서 차분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천천히 자신을 뒤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오래오래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회는 지난 8일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구속을 촉구했다. 전영래 기자특히 현역 의원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지역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회사원 김모(48)씨는 "철옹성과 같았던 권 의원이 권력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다수의 시민들이 지역의 카르텔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개인의 비리와 불법으로 강릉시민의 명예마저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반면 자영업을 하는 안모(67)씨는 "법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현역 의원이 구속까지는 갈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권 의원은 문재인 정권 때에도 어려운 국면을 맞았지만, 결국 자신을 입증했다"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는 "권 의원이 구속되면서 강릉은 물론 강원권 보수 진영의 결집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이번을 계기로 강릉을 비롯한 영동권에서도 세력을 더욱 확장하면서 판세를 바꾸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이날 자정 무렵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래 처음이자, 3대 특검(김건희·내란·채해병) 중 처음이다.
이날 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 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며 "이번 특검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그래서 빈약하기 짝이 없는 공여자 진술만으로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강릉시민들을 향해 "초유의 가뭄으로 어려운 시기인데도 곁에 있지 못해 죄송하다"며 "머지않아 진실과 함께 여러분 곁으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