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제공금융당국 수장들이 정부조직 개편 추진에 수용 불가피 의사를 밝히며 다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내부 동요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잇달아 "정부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고, 이 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비상대책위원회는 그 직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민은 뒷전으로 하고, 윗선 눈치 살피기에만 급급한 행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고, 금감원 직원들은 출근길 '검은 옷' 시위도 멈추질 않고 있다.
공무원인 금융위원회 구성원들의 경우 채념과 실망감을 드러낸다. 지난 12일 오후 금융위 소속 공무원들을 소집한 비공개 간담회가 열린 뒤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낙담이 퍼진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다니던 회사가 망한 것과 같다"거나 "조직개편이 도대체 어떻게 되는지, 누가 세종으로 가는지 정확한 정보 조차 없다"는 등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금융위는 국내 금융정책 업무을 재정경제부로 넘기고, 금융감독위원회로 쪼개진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분리 신설된다. 이에 따라 현재 금융당국 조직은 2곳에서 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업무 배분을 두고 조직간 줄다리기도 팽팽하다.
금융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중징계 권한, 제재심의위원회와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내부 임직원 구성 등 곳곳에서 기관간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입법 지원 태스크포스(TF)도 가동했는데, 관련 법 개정 등 논의에 참여할 금감원의 입장을 정리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금감원과 금소원의 검사·제재 등을 두고 업무 충돌이 불가피해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금융당국 두 사령탑은 지난 16일 첫 회동에서 '원팀'을 강조하며, 조직개편 추진과 관련해 "취지에 부합하게 세부사항을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 비대위는 오는 18일 국회 앞 집회 등 장외 투쟁으로 여론전을 확대할 계획이다.